독자들에게 몰댄돕을 소개해주기 바란다. 우선 브랜드 이름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More Than Dope’은 레이디 가가의 노래 ‘dope’의 한 구절로, ‘마약보다 더한’이라는 뜻이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마음에 드는 옷을 찾았을 때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의도에서 차용하게 됐다. 우리는 빈티지한 분위기를 주조로 하되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다채로운 컬러 조합을 선보인다. 하한슬은 기획과 스타일링, 마케팅을 하고 장미는 브랜딩과 영업을 담당한다.

브랜드에 대해 아직 알려진 부분이 많지 않다. 어떤 계기로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나? 두 명의 동갑내기 친구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다. 회의를 핑계로 만나 밤새 보드를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당시 해외에서 직구한 보드용 양말을 보다가 문득 편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의 양말을 국내에선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양말 다섯 켤레로 첫 시즌을 제작하게 됐다. 비록 양말뿐이었지만 공들여 찍은 착장 사진 덕분에 출발부터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한슬 디자이너는 스트리트 패션 사진으로도 이미 명성을 얻은 적 있다. 개인적인 취향을 브랜드에 반영하는 편인가? 그렇다. 독특한 레이어드와 믹스 매치 스타일을 좋아해 디자인에도 반영한다.

매 시즌 과감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시즌을 위한 영감은 어디에서 받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이나 유니폼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다. 의복에서 영감을 받으면 그 유래나 쓰임에 관한 자료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연관되거나 상반되는 요소를 트렌디한 방식으로 더한다.

최근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한 컬렉션 무대도 많아지는 추세인데, 런웨이 욕심은 없나? 지금까지는 그렇다. 전부터 패션위크라는 플랫폼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여유가 생긴다면 그보다는 덜 정형화된 형태로 옷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은 생각이 있다.

몰댄돕의 옷을 사물로 표현하자면 무엇일까? 슬라임? 다양하게 변형되고, 중독성 있으면서도 소유했을 때 만족감을 준다는 특성 때문이다. 감정의 해방구로서 존재한다는 부분도 매력적이고. 마음이 늙지 않은 어른에게 필요한 작은 즐거움을 채워주지 않나.

브랜드의 지향점에 있는 롤모델이 있나? 하한슬 앤 드뮐 미스터. 매 시즌 달라 보여도 아카이브를 훑어보면 고유의 감각과 개성이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장미 마틴 마르지엘라. 작업물은 물론이고, 브랜드와 디자인을 대하는 그의 가치관을 좋아한다.

브랜드를 이끌며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나? 하한슬 몰댄돕의 옷을 입은 사람을 우연히 마주쳤을 때. 우리가 만들어낸 작업물이 누군가에게 선택받았다는 걸 목격한 순간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장미 2년 전 일본에서 처음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었는데, 타지에서 옷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많아 진행 기간 내내 일을 시작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패션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하한슬 독특하지만 부담 없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 그리고 몰댄돕을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 장미 브랜드가 우리의 결대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몰댄돕이 누군가에게 영감이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MORE THAN DOPE
장미ㆍ하한슬
morethandop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