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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이 나갈 듯한 섹스

3년째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와 나는 장난기가 많은 편이다. 서로 섹스 성향이 잘 맞고 둘 다 성욕이 적지 않은 편이라서 다행이지, 아니면 침대에서도 서로 그저 웃고 떠들다 분위기를 다 망쳤을 거다. 여자친구는 침대에서 주로 내 페니스에 감탄하는 표현으로 나의 사기(?)를 북돋우는데,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지만 나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기분이 좋다. 여자친구의 어록으로는 ‘어유, 장군님이 오늘 정말 위협적이시네요’, ‘이것은 1천 년 된 소나무입니까? 참으로 단단합니다’ 등이 있다. 나는 이에 ‘엉덩이가 자기주장이 상당한걸’ ‘네 거기가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어’ 등으로 응수했는데, 그녀에게 가장 큰 웃음을 준 건 그녀가 오럴 섹스를 해주었을 때 내가 한 칭찬이었다. “네가 방금 내 영혼까지 빨아낸 줄 알았어”. 농담에 가까운 한없이 가벼운 말이지만 서로를 마음으로, 몸으로 여전히 열망한다는 걸 우리만의 방식으로 알려주며 소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그 순간엔 정말로 내 영혼이 빨려 나가는 줄 알았다. J_ 남, 27세, 그래픽 디자이너

 

칭찬의 완성은 디테일

나는 만나는 이성과 함께한 잠자리에 관한 이야기를 거의 한 적이 없었다. 현재 남자친구는 그런 나의 ‘안물안궁’ 섹스 라이프를 바꾸어놓은 인물이다. 첫 섹스 후 나란히 누워 있는 내게 웃으며 대뜸 너무 좋았다고 말하는 그가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첫 데이트 후 썸남에게 ‘오늘 참 좋았어요’라는 문자를 받았을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그와 마음이 통했다는 설렘도 있지만 내게 성적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받은 것 같아 자신감이 급상승했다. 그 후 2년쯤 지난 지금은 나도 그에게 그럴싸한 칭찬을 자주 한다. 주로 그가 어떻게 나를 만족시켰는지, 관계 중 그가 한 행동이나 말이 얼마나 섹시했는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남자친구에 따르면 내가 한 칭찬은 기억에 오래 남아 일을 하다가도 문득 떠오르고 동시에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우리의 섹스가 재생돼 기분이 야릇해진다고 한다. 스토리의 힘이 아닌가 싶다. P_ 여, 33세, 광고기획자 

 

결국은 사랑

나는 한때 자존감이 낮은 남자와 만난 적이 있다. 다정한 성격인 데다 커리어를 꽤 성공적으로 쌓고 있는 사람이라 그럴 줄 몰랐는데, 잠자리 후에 그의 기술이나 스태미나를 칭찬하거나 그의 몸매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말하면 그는 도무지 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진짜라고, 내가 왜 이런 민망한 주제로 입에 발린 소리를 하겠느냐고 설득해도 그의 낮은 자존감은 행여 그가 자신감에 젖을까 철벽 방어를 했다. 시간이 지나도 나의 칭찬에 대한 그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 불편한 기색마저 보였다. 그냥 말을 말까 싶었지만 고민 끝에 난 칭찬의 방향을 좀 더 감정적인 쪽으로 바꾸었다. 우리의 섹스가 매번 얼마나 기분 좋은지, 그가 내 안에 있을 때 내가 얼마나 가득 찬 느낌을 받는지 말하고, 그가 매번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데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른 칭찬은 불신하던 그도 나의 이런 말은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능력보다 내가 자신의 사랑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더 큰 성취와 만족을 얻는 듯했다. 사실 그건 꽤 로맨틱하긴 했다. 우리는 이후 헤어졌지만, 나는 페니스에 대한 칭찬이 모든 남자에게 먹히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 달았다. H_ 여, 29세, 마케터

 

비교는 상대를 가려서 한다

연애나 섹스에서 내가 고수하는 대화의 원칙은 하나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남과 비교하는 말은 하지 말 것. 전에 사귀던 남자가 관계 후 칭찬이랍시고 ‘내가 만난 여자 중 네가 제일 잘해’라고 하기에 기분이 상해 ‘너는 톱 5 안에는 든다’고 응수해버린 일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그저 격한 칭찬의 의미로 한 말이었고, 우리 모두 알게 모르게 현재와 과거의 연애 상대를 비교하지만 그래도 난 상대방이 그런 칭찬은 마음속에만 간직하길 바란다. 대신 지금의 남자친구와 나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비교하는 칭찬은 종종 하는 편이다. TV를 보다가 베드신이나 키스신이 나올 때면 ‘저 배우보다 네가 훨씬 낫지’, ‘남들이 키스하는 걸 보면 자기가 얼마나 잘하는지 새삼 느껴’ 등의 말로 장난스럽게 치켜세우곤 한다. 어느 때는 약간 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아닌 척 자못 우쭐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나만의 비밀 조련이랄까. 효과는 확실하다. M_ 여, 30세, 자영업자

 

너는 아름답다

남자친구와 나는 평소 서로의 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꼭 잠자리에서만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농담처럼 그의 엉덩이나 어깨선, 하다못해 트레이닝팬츠를 입은 그의 가랑이 사이로 살짝 드러난 페니스의 실루엣이 섹시하다고 말한적도 있다. 사랑하는 상대의 알몸은 분명 내게 어떤 식으로든 섹스어필한다. 무심히 돌아서 있는 뒤태, 나만 알 수 있는 곳에 자리한 작은 점, 섹스할 때의 눈빛과 표정, 연인 사이에서는 사소한 모습도 퍽 관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가 벗은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듯, 나 또한 그의 몸에 이끌린다는 걸 솔직히 드러낼 때 섹스는 더 친밀하고 화끈해진다. 그리고 이런 건 오로지 여자친구인 나만이 할 수 있는 칭찬이기에 그도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내면이든 외면이든, 자상한 성격이든 잘생긴 페니스든, 연애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칭찬해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 이건 소위 얼굴 평가, ‘얼평’과는 조금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S_ 여, 32세,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