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 뷰티 뷰티제품 헤어제품 뷰티추천 케이뷰티

‘비건’과는 아주 먼 삶을 살고 있다. 매끼 고기를 탐하면서 집에선 반려견에게 애정을 쏟는 모습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트렌드에 예민한 뷰티 시장에서 지금 떠오르는 화두는 ‘비거니즘’이다. 비거니즘은 전형적인 비건 라이프(섭취를 제한하는 식품에 따라 다단계로 나뉘는 엄격한 채식 습관)보다는 비교적 유연한 행동 양식이다. 쉽게 말해서 ‘비건’이 채식주의자를 지칭하는 용어라면 ‘비거니즘’은 채식주의라는 신념을 식단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뷰티 시장에서 보이는 비거니즘의 양상은 크게 두 가지. 성분 면에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고 식물성 원료 제품을 지향하는 소비 형태와 제조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형태다. 평생 이어온 식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순 없지만 의식적인 실천이라면 기꺼이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SNS를 통해 마스카라의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각막이 뜯기고 결국 목숨을 잃는 토끼의 모습과 화학 독성 실험으로 생죽음 당하는 기니피그의 모습이 공개되며 비거니즘 의식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세상은 느리지만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트렌드를 선도하고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합리적인 소비보다 친환경적이고 인간적인, 이른바 ‘착한 소비’를 지향한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친환경적이고 동물의 희생을 수반하지 않으며 원료 역시 공정무역을 통해 확보하는 제품에 지갑을 연다. 더 나아가 이왕이면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 공헌에 쓰는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 패션업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폐타이어를 업사이클링한 ‘프라이탁’, 버려지는 재고 의류를 리디자인하는 ‘래;코드’, 살아 있는 거위 털 대신 소비자가 유통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100% 착한 다운’으로 제작하는 파타고니아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호감을 얻었다. 몇 달 전 화제가 된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혀 고통받는 바다거북 영상을 기억하는가? 플라스틱 빨대가 화두에 오르자 재빨리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는 뚜껑으로 교체하고 플라스틱 대신 종이 빨대를 마련한 스타벅스의 대응에 밀레니얼 세대는 기꺼이 후한 점수를 줬다.

비거니즘 뷰티 브랜드도 재조명받고 있다. 공정무역으로 확보한 식물성 원료만 사용하는 록시땅, 동물실험을 결사반대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러쉬, 코코넛 오일과 크레용을 섞어 만든 색조 아이템을 선보인 크레욜라, 감각적인 패키지로 주목받는 미국의 비건 색조 브랜드 아워글래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론칭한 국내 브랜드도 비거니즘을 지향하다. “비거니즘을 단순히 트렌드로 볼 순 없어요.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소비자로 생각한다면 비건 코스메틱, 크루얼티 프리라는 정체성은 기본으로 갖춰야 해요.” 커피콩을 주원료로 한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비건 뷰티 브랜드 베이직 남궁현 대표의 이야기다. 아로마티카는 2013년 ‘환경 경영 생명 존중 선언문’을 선포하며 일찌감치 착한 가치소비를 지향한 친환경 비건 뷰티 브랜드다. 감각적인 마블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메이크업 브랜드 디어달리아 역시 천연 성분을 사용해 비거니즘을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동물실험을 해야만 안정성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세포배양 독성 평가법이나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으로 충분히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 화장품 하나를 사면서도 가치가 분명 하고 의식 있으며 착한 소비를 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인드풀(mind-full)’ 뷰티가 아닐까? 어떤 성분으로 만들었는지, 동물실험을 하지는 않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노력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오모로비짜 록시땅 베이직 아로마티카 프리멜 상테카이 디어달리아

ITEMS 착한 비거니즘 뷰티 아이템

1 오모로비짜 퀸 오브 헝가리 미스트. 100ml, 10 만 8 천원. 글루텐 프리로 베지테리언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수분 미스트. 파라벤, 인공색소, 인공 향료 등을 모두 배제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2 록시땅 퓨어 시어버터 EFT- 에코서트. 150ml, 5만5천원. 공정무역으로 확보한 아프리카산 시어버터를 주성분으로 한 크림. 자극 없이 순하며 보디나 페이스 외에 모발에도 바를 수 있다.

3 아로마티카 95% 유기농 알로에베라 젤. 300ml, 9천8백원. 동물 유래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멸종 위기 식물에서 유래한 원료를 이용하지 않는 비건 소사이어티와 EWG 베리파이드에서 인증받았다.

 4 베이직 코렉팅 페이셜 스크럽. 70ml, 3만8천원. 공정무역으로 확보한 오가닉 커피 빈 파우더가 각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제품이며 알코올이나 합성 성분을 함유하지 않았다.

5 아워글래스 배니쉬 리퀴드 파운데이션. 25ml, 7 만 3 천원. 미국의 대표적인 비건 색조 브랜드. 감각적인 디자인과 안전하고 착한 성분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6 디어달리아 파라다이스 드림 벨벳 립 무스. #구아바, 6.5ml, 2만6천원. 달리아꽃 추출물을 기반으로 생산 과정에서 동물성 원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7 샹테카이 자스민 앤 릴리 힐링 마스크. 50ml, 12만6천원. 엄격하기로 유명한 인증 기관인 PETA에서 크루얼티 프리 인증을 받았으며, 수익금 일부를 멸종 위기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한다.

8 안네마리보린 3 in 1 페이셜 오일. 30ml, 5 만원대. 동물성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건 코스메틱 브랜드. 전 세계 청정 지역의 에센셜 오일을 연구해 안전한 식물성 제품을 제조한다.

9 프리메라 내추럴 스킨 프라이머 베이스 SPF41/PA++. #1호 애프리콧, 30ml, 3 만원. 비건 인증을 받고 출시한 내추럴 스킨 메이크업 라인. 프라이머 기능을 겸비한 메이크업 베이스로 피부 톤을 화사하게 정돈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