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벌어진 파워 숄더와 잘록한 허리선을 강조한 수트로 강렬한 오프닝을 선보인 아크네 스튜디오. “이번 컬렉션을
구상하면서 변화가 느껴졌어요. 패션을 보다 전문적으로 고찰하고 재해석하려고 노력했죠.” 조니 요한슨의 의도는 적중했다. 스트리트 무드가 강했던 아크네 스튜디오의 룩들은 이번 시즌 헬무트 뉴튼의 관능적인 사진을 연상시킬 만큼 묘하게 섹시했으니까. 1980년대 레트로 무드와 미래적인 분위기가 공존하는 점 역시 신선했다. 토프 컬러 블레이저에 매치한 페이퍼 백 웨이스트 팬츠, 실루엣을 자유자재로 해체하고 재조합한 수트, 오리엔탈풍 플로럴 프린트 시퀸 드레스 등 쇼 곳곳에 탐나는 아이템들이 가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롱 글러브, 드레이프 디테일 스타킹, 사이파이 선글라스를 비롯해 다양한 스테이트먼트 주얼리, 하이킹 부츠와 사각형 밑창을 단 스틸레토 힐
등 슈즈 역시 컬렉션에 힘을 실어주는 신의 한 수였다. 한동안 주춤했던 조니 요한슨이 다시금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만큼 성공적인 컬렉션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