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드 빈센조는 새 시즌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디자이너로서 좋아하는 것, 그리고 자신으로 하여금 직업을 사랑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해 고심했다고 밝혔다. 그가 행운의 동물로 여기는 밤비를 주요 주제로 삼았는데, 매 시즌 개인적인 경험에서 주제를 선택하는 그이니만큼 특별할 건 없었지만 레이블 론칭 10주년을 기념하는 쇼이기에 평소보다 더욱 깊이 고민한 흔적이 드러났다. 직접적이고 설명적이던 지금까지와 달리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주제를 담아낸 것. 브라운 울 스커트 밑단에 퍼를 트리밍하고, 사슴의 우아한 골격을 긴 드레스에 컬러 블록으로 표현한 룩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색감의 조화나 실루엣의 완성도, 전체적인 분위기 면에서 혹평받은 지난 시즌에 비해 매우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