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의 힘은 대단하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매력을 간직한 채, 도시적이면서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 하고 때론 반항적인 기운을 발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블랙 컬러는 뷰티 세계에서 한동안 등한시돼왔다.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브라운 컬러나 통통 튀는 매력의 파스텔컬러에 밀려난 것. 그러나 이번 시즌 블랙 컬러가 다시 돌아왔다.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눈꼬리를 그리거나 블랙 컬러로 눈두덩이를 가득 메우는 등 한층 자유분방한 형태로 말이다.

우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캐츠 아이 메이크업의 정석을 보여주고 싶다면 짐머만 쇼와 필립 플레인 쇼를 참고하라. 짐머만 쇼에서는 눈머리부터 눈꼬리까지 점막을 꼼꼼하게 채운 다음 짧고 간결하게 꼬리를 빼는가 하면, 필립 플레인 쇼에서는 길고 날렵하게 눈꼬리를 그려 한층 관능적인 눈매를 선보였다. 쌍꺼풀이 없는 눈이라면, 눈두덩이를 강렬한 블랙 컬러로 채운 에르뎀 쇼와 쟈딕 앤 볼테르 쇼가 좋은 표본이다. 젤 아이라이너를 브러시에 묻힌 다음, 1cm 정도 두께로 눈두덩이를 채우면 눈이 한층 커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라인을 눈썹 끝에 닿을 만큼 길게 그린 루이비통 쇼는 또 어떤가! “블랙은 진정한 반란의 색이다”라고 말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래스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깔끔한 아랫눈썹 라인과 눈꼬리에서부터 눈썹 끝을 이어 블랙 스완을 연상시키는 메이크업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록 시크 무드를 느끼고 싶다면 프로엔자 스쿨러 쇼와 질샌더 쇼에서 표본을 찾을 수 있다. 프로엔자 스쿨러 쇼에서는 지저분하게 번진 듯 아이라인 주변에 블랙 섀도를 블렌딩해 펑크족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무드를 더했고, 질샌더 쇼에서는 전형적인 아이라인을 벗어나 브러시를 눈머리에서 눈꼬리로 가로로 길게 그은 듯한 직사각형 아이라인을 연출했다. 어떤 모양과 두께로, 어떻게 그리는지에 따라 변화무쌍한 블랙 아이라인. 세상은 넓고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아이라인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블랙 아이라인

1 지방시 뷰티 페노멘 아이즈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7g, 4만8천원. 2 맥 아이섀도우 프로스트. #글리치 인 더 매트릭스, 1.5g, 2만7천원. 3 입생로랑 꾸뛰르 팔레트. #1 턱시도, 5g, 8만7천원대.

블랙 아이라인

4 샤넬 레 꺄트르 옹브르. #246 띠쎄 스모키, 2g, 7만9천원. 5 에스티 로더 더블웨어 스테이-인-플레이스 워터프루프 리퀴드 라이너+펜슬. #제트블랙, 1.2g, 3만9천원. 6 메이블린 뉴욕 아이스튜디오 라스팅 드라마 젤라이너. #01 블랙, 2.5g,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