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의 명작이 런웨이에 줄지어 등장했다. ‘만돌린을 든 소녀’, ‘거울 앞의 소녀’ 같은 작품은 제레미 스캇 특유의 위트가 더해져 때로는 2D로, 혹은 실사판으로, 무엇보다 사람이 입을 수 있는 옷‘ ’으로 재해석됐다. 그중 가장 많이 바이럴 된 룩은 단연 카라 테일러가 입은 ‘액자 드레스’였다. 손으로 일일이 페인팅한 뒤 디지털화한 프린트와 그림을 가미한 모스키노의 마스터피스엔 스테판 존스의 아티스틱한 헤드피스까지 더해졌다. 사진만 보고는 공감할 수 없겠지만 의외로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기성복이 아닌 아트 피스를 보는 듯한,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움직이는 박물관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이었다. 장인정신은 꼭 공주님이 입을 법한 우아한 드레스나 잘 재단된 수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결은 다를 수 있지만 모스키노는 이날 그 누구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자기만의 마스터피스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