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세안법

BURBERRY

겨울 세안법

1 에어리브 에어리 스킨 스파 클렌저 (약산성). 50g, 3만9천원. 2 샤넬 수블리마지 젤-투-오일 클렌저. 150ml, 11만9천원. 3 닥터베이스 HSP 클렌징 폼. 150ml, 가격 미정. 4 듀크레이 케라크닐 젤 무쌍. 200ml, 2만5천원.

겨울 세안법

5 이솝 젠틀 페이셜 클렌징 밀크. 200ml, 6만원. 6 닥터자르트 필 베러 클렌저. 120ml, 2만4천원. 7 디올 디올 프레스티지 르 봄 데마끼앙. 150ml, 11만5천원대. 8 RMK 클렌징 밤. 100g, 3만7천원.

“너무 많은 선택이 불행을 자초한다”는 심리학자 베리 슈워츠의 말은 겨울철마다 화장품 맥시멀리스트가 되는 한국 여성들을 고스란히 저격한다. 부쩍 심하게 일어나는 각질을 없애기 위해 여러 단계에 걸쳐 세수하고, 고영양 제품을 겹겹이 발라 피부를 과식하게 하는 건 아닐까? 차가운 기온과 건조한 날씨에 스킨케어 단계를 늘리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피부 전문가들은 차가운 계절일수록 스킨케어의 기본인 ‘클렌징’에 공들이라고 조언한다. “덥고 끈적이는 여름철 클렌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겨울철 클렌징이 더 중요합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피부 지질층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피부 장벽에 손상이 생기고, 모공 속 피지가 단단해져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모공이 넓어지기 십상이죠. 제대로 씻 어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에센스나 크림도 소용없어요.”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의 설명이다. 기온이 떨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면 피부 턴오버 주기가 길어지고 제때 떨어지지 못한 각질이 낙엽 처럼 쌓이는데, 각질과 노폐물을 충분히 씻어내지 않은 상태에서 피부에 양을 공급하면 각질과 뒤엉켜 오히려 트러블 을 유발할 수 있다는 얘기. 다단계 세안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화학적 클렌징 단계를 추가 하면 표피의 정상 지질이 파괴되고 피부가 민감해질 뿐이다. 세안 후 뽀득하고 개운한 느낌 역시 겨울철엔 독이 될 수 있다. 피부는 피지, 세라마이드, 지방산 등 정상 지칠층이 보습막을 형성해 지켜주는데, 메이크업과 노폐물뿐 아니라 이 좋은 지질층까지 씻어내기 때문. 자극 없이 각질만 선택적으로 씻어 내는 클렌저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피부가 비교적 건강하더라도 겨울철 엔 민감성 피부용으로 출시된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라고 권한다. “겨울철엔 피부 pH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에요. 약산성 클렌저를 쓰면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 pH 밸런스도 유지되죠. 다만, 겨울에 피지 분비가 많거나 여드름이 자주 돋는다면 약산성 클렌저를 매일 사용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알갱이가 없는 스크럽제로 딥 클렌징을 해야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어요.” 타임톡스 피부과 윤지 원장의 조언을 귀담아듣길. 진한 메이크업 을 확실하게 씻어내고 싶다면 부들부들한 클렌징 밀크나 밤을 사 용해보자. 바른 다음 바로 헹궈내지 말고, 부드럽게 충분히 문지르면 메이크업과 노폐물이 서서히 녹아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 최근 출시되는 트랜스포밍 클렌저도 추천할 만하다. 젤에서 거품 으로 변하는데, 얼굴에 문지를 땐 클렌징 밤처럼 메이크업을 녹여 주고 헹굴 땐 개운한 장점이 있다. 클렌징이 중요하게 인식되며 클렌저 라인이 세분화되고 있다. LG생활건강 온더바디는 클렌저만 전문적으로 선보이는 ‘세안전과’ 라인을 론칭했고, 샤넬은 수블리마지 라인에 클렌저를 4종으로 구성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올겨울, 강추위와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지키고 싶다면 자신의 클렌징 루틴을 되돌아보길. 순하게 잘 씻어내는 것이 겨울철 피부 관리의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