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단 한 벌의 옷을 돌려 입어야 한다면 누구라도 일말의 고민 없이 블랙 블레이저를 골라야 한다. 베이식한 셔츠에 덧입으면 단정하게, 화이트 티셔츠나 데님 팬츠에 더하면 캐주얼하게, 조거 팬츠나 버뮤다 쇼츠처럼 트렌디한 아이템과 매치하면 순식간에 힙하게 변신하니 말이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블랙 블레이저는 이처럼 팔색조(?) 못지않은 매력으로 패션 인사이더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꽤 오랜 시간 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해왔다.

새 시즌에도 블랙 블레이저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지방시와 셀린느, 르메르와 오프화이트 등 유수의 럭셔리 하우스가 블랙 블레이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며 트렌드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 이 덕분에 오버사이즈 스타일, 턱시도 형태, 가죽이나 벨벳 소재에 이르기까지 형태나 소재 면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다. 어떤 것을 택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면 마리끌레르 패션 에디터들의 취향을 참고하길. 저마다 개성과 스타일, 그리고 트렌드까지 충분히 고려해 엄선한 네 가지 블랙 블레이저를 소개한다.

 

COOL LEATHER BLAZER

패션 에디터 장보미

입체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가죽 블레이저 2백44만원 롱샴(Longchamp).

가죽이 핫한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가죽옷에 매료되던 차에 롱샴 컬렉션에 등장한 블레이저가 눈에 띄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가죽 소재에 봉긋하게 부풀린 벌룬 소매가 여성성까지 더해주니 금상첨화 아닌가! 컬렉션 피스처럼 얇은 벨트로 허리라인을 잘록하게 강조해도 좋지만, 무채색 니트 터틀넥 톱과 와이드 팬츠 차림에 이 블레이저를 걸치고 스니커즈로 마무리하면 쿨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다.

 

SHORT SLEEVE BLAZER

패션 에디터 이지민

파워 숄더와 짧게 잘라낸 소매가 인상적인 블레이저 2백45만원 구찌(Gucci).

구찌의 새 시즌 컬렉션을 살펴보던 중 한 가지 스타일에 눈길이 멈췄다. 슬리브리스 재킷과 펜슬 스커트를 매치한 올 블랙 룩. 그중에서도 빈티지한 느낌의 재킷은 보고 또 봐도 매력적이다. 오버사이즈 블레이저의 팔을 뚝 떼어낸 듯한 디자인과 포켓에 장식한 브랜드의 시즌 컨셉트인 ‘Gucci Orgasmique’라는 문구를 새긴 태그까지. 첫인상은 단정해 보이지만 유니크한 요소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으니 말이다. 사이즈가 넉넉해 한겨울에는 코트 위에 걸쳐도 되고,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TRIPLE BREASTED BLAZER

패션 에디터 이세희

독특한 모양의 단추 장식이 특징인 테일러드 블레이저 가격 미정 지방시(Givenchy).

데이웨어와 이브닝 웨어를 아우르는 블랙 테일러드 재킷이야말로 옷장 속에 꼭 있어야 할 아이템이다. 클래식과 트렌디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을 골라야 활용도가 높은데, 그런 조건에 부합하는 재킷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적당한 것을 물색하던 중 눈에 띈 것이 바로 지방시 프리폴 시즌 컬렉션인 버튼 디테일 재킷. 룩 북에서처럼 컬러풀한 아이템을 곁들인 과감한 스타일링뿐 아니라 단정한 슬랙스나 미디스커트와 함께 데일리 룩으로 활용해도 손색없다.

 

CLASSIC TWEED BLAZER

패션 에디터 김지수

단정한 느낌의 트위드 블레이저 가격 미정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MaxMara).

트위드 소재의 블레이저는 특히 요즘 같은 계절에 쓰임새가 많다. 구김이 잘 가지 않는데다, 소재 자체가 유연해 휴대하거나 레이어드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 에디터가 선택한 위크엔드 막스마라의 블레이저는 칼라가 없고 주머니에 포인트를 준 클래식한 스타일의 전형인데, 너무 우아하게 입기보다는 화이트 티셔츠나 낙낙한 청바지와 함께 매치해 캐주얼한 매력을 가미하는 편이 훨씬 더 멋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