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ESERT PORTRAITS

빛이나 기후변화에 따라 풍경의 인식이 달라지는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가 키아라 존카. 칠레와 볼리비아에 걸쳐 펼쳐진 알티플라노 고원과 칠레 아타카마 사막을 여행하며 그곳의 극적인 지형에서 초현실적인 모습을 발견해 다양한 모래와 암석 지대, 소수지만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을 담았다.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은, 숭고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파스텔 톤 광야에서 작가는 고립된 시간의 자유를 느낀다.

Chiara Zonca | New Heroes & Pioneers by 이라선

 

2 LAST CALL

매그넘 포토스의 멤버인 해리 그뤼어트는 세상을 바라보는 대담한 시선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컬러사진의 가능성을 개척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그의 능력은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모아 출간한 <Last Call>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에게 공항이란 ‘놀라운 연극성을 갖는 특별한 장소’다. 여정을 기다리거나 이동 중인 사람들의 포즈나 움직임, 공항 건물의 구조, 다채로운 빛과 색이 모여 하나의 상황을 만들고 사진이라는 무대 위에 펼쳐진다.

Harry Gruyaert | Thames & Hudson by 이라선

 

3 ETERNITY IN MY HEART

창조된 모든 생명은 아름답고, 누구에게나 영원을 꿈꾸는 마음이 있음을 가진 유현호. 사진 속에 순간의 영원함을 간직하는 그가 두 달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잠비아, 짐바브웨, 탄자니아 6개국을 여행하며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자연과 동물, 사람을 필름에 담았다. 황량한 대지에서부터 인간 생활과 문화까지 이전에는 보지 못한 대자연 속 질서를 가슴 깊이 이해하며 작은 천지창조의 세계를 보여준다.

유현호 | 독립출판 by 별책부록

 

4 VIEW FROM THIS SIDE

일본의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를 이끌던 건축가 시노하라 가즈오가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을 다섯 번에 걸쳐 여행하는 동안 촬영한 필름 사진집. 주로 도시를 배경으로 찍은 스냅 사진들로 기념비적인 건물부터 거리의 풍경, 도시에 대한 인상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세부 특징이나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을 기록했다. ‘이쪽에서 바라보다’라는 의미의 제목에서 느껴지듯 노련한 건축가의 여행 일기다.

Kazuo Shinohara | Rollo Press by 포스트 포에틱스

 

5 BICYCLE LANDSCAPE: WHY THE NETHERLANDS LOOKS LIKE THIS

요리트 클라이트만은 5년간 네덜란드의 3백88개 시 전체를 자전거로 여행하며 도시와 마을 사이의 풍경을 촬영했다. 길 위에서 마주친 풍경은 자연 상태인 듯 보이지만 대부분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정리된 것으로 네덜란드의 조경 문화에 대한 감탄을 자아낸다. 단순한 사이클링에서 시작된 이미지들은 경관건축가, 역사학자 등이 네덜란드의 풍경을 양, 둑, 길, 나무, 도랑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리듬과 구성, 형태를 연구한 결과물로 완성됐다.

Yorit Kluitman | nai010 by 포스트 포에틱스

 

6 SICILIA

어반북스에서 발행하는 도시 사진집 시리즈 ‘레투어’의 두 번째 책. 차분하고 따듯한 시선을 가진 사진가 정멜멜이 지중해에 있는 시칠리아를 찾았다. 오랜 친구들과 낭만적인 섬에서 보낸 5월은 자연스러운 것, 아름다운 것, 때로는 무의미한 것을 담고 싶어 하는 작가에게 언제고 돌이켜볼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나는 점점 더 오래오래 찍고 싶어졌다. 직업을 떠나, 많은 것을 보고, 어디로든 가서.”

정멜멜 | 어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