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FUL LONDON

이번 시즌 런던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사랑스러운 컬러들! 팬데믹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었는지 디자이너들은 담합이라도 한 듯 밝고 사랑스러운 컬러들을 선보였다. 핑크, 라벤더, 오렌지 등 선뜻 손이 가지 않던 로맨틱한 컬러들이 대거 등장했으니, 내년 여름엔 간지러운 컬러들을 마음껏 누려도 될 듯하다. 이 중 에디터가 사심을 담아 뽑은 베스트 룩은? 빅토리아 베컴의 실키한 라벤더 컬러 드레스!

 

 

NO SEAT

버버리와 에르뎀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런웨이를 준비했다. 달라진 게 있다면 현장에 관객이 없다는 점. 실제로 지켜보는 사람이 없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 것도 잠시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생중계된 이들의 컬렉션은 마치 프런트 로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또 장소에 제약이 없는 덕분에 두 브랜드 모두 도심과 떨어진 웅장한 숲에서 쇼를 진행했다. 스케일은 이전보다 훨씬 더 커진 셈이다. 성대한 쇼로 패션위크를 화려하게 장식한 두 컬렉션은 코로나19 시대에도 런던 패션위크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2021 ss 런던 패션위크 크리스토퍼 케인 디자이너

CHRISTOPHER KANE

DRAWING BY CHRISTOPHER KANE

크리스토퍼 케인은 셧다운 기간에 그림을 그리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리고 이 시간이 새로운 컬렉션의 영감이 됐다. 기쁨, 두려움, 사랑, 지루함 등을 주제로 직접 그린 추상화와 꼭 닮은 룩을 선보였는데, 그림과 마네킹이 한 공간에 있는 프레젠테이션 현장은 마치 파인 아트 갤러리처럼 느껴졌다. 디자이너의 열정과 예술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컬렉션이었다.

 

 

2021 ss 런던 패션위크 이재형 디자이너 막시제이

MAXXIJ

FROM KOREA

이재형 디자이너가 이끄는 막시제이가 이번 시즌 런던 패션위크에 데뷔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디자인재단과 브리티시 패션카운슬(BFC)이 함께 선정해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해외 진출을 돕는 해외 교류 패션쇼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된 것. 첫 해외 컬렉션은 현 상황에 맞춰 패션 영상 형식의 디지털 런웨이로 공개됐다. 국내에서 해체와 재구성, 과장된 실루엣 등 과감하고 실험적인 룩으로 호평받고 있는 그의 컬렉션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장을 이룰지 기대를 모은다.

 

 

LIKE A TOY

더 새롭고 더 기발하게.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은 더욱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한다. 이 중 새로운 룩의 착장 이미지와 직물 견본, 포토그래퍼 볼프강 틸만스의 사진 등을 나사로 조립해 책으로 제작한 JW 앤더슨의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였다. 쉽게 해체할 수 있는 이 책은 자유롭게 조합하거나 재구성하며 본인만의 방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마치 어린 시절 즐기던 종이 인형 놀이 세트 같기도 한 이번 컬렉션의 쇼 박스는 갖고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