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 스위트홈 좋아하면 울리는 2 넷플릭스 나빌레라 송강인터뷰

재킷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화이트 셔츠 아워레가시(Our Legacy), 팬츠 사운즈 라이프(Sounds Life), 슈즈 프라다(Prada), 넥타이핀 톰 포드(Tom Ford), 넥타이와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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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에스티유(STU), 셔츠와 넥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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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풀오버 문선(Moonsun), 티셔츠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코듀로이 팬츠 유니버설 웍스(Universal Works),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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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마틴 로즈 바이 무이(Martine Rose by MUE), 화이트 셔츠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그레이 니트 베스트 코스(COS), 데님 팬츠 인스턴트펑크(INSTANTFUNK), 슈즈 프라다(Prada),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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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풀오버 사카이(Sacai), 코듀로이 팬츠 사운즈 라이프(Sounds Life),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요즘 새 드라마 촬영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라고 들었어요. 발레를 소재로 한 드라마 <나빌레라>를 찍고 있어요. 나이 일흔의 할아버지(박인환)와 스물셋 청년이 발레를 매개로 교감하는 이야기예요. 발레라는 소재로 인해 화려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따뜻하고 감동적이에요.

발레를 하는 것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처음이라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그렇죠. 특히 박인환 선생님과 브로맨스를 보여줘야 하는데, 무서웠어요. 초반엔 대사 한 글자도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대본을 엄청 열심히 봤는데, 다행히 선생님께서 편하게 대해주셔서 요즘은 긴장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촬영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신작 소식이 2편이나 더 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과 <좋아하면 울리는 2>. 두 작품 모두 촬영은 마쳤고, 결과물을 기다리는 중이에요. 사실 걱정이 더 커요. 항상 그래요. 잘 표현하지 못한 부분은 없을지, 감정 연기가 부족하진 않을지 계속 생각해요. 요즘은 방영일이 얼마 남지 않은 <스위트홈>이 어떻게 나올지 그게 제일 궁금해요. CG 작업이 많은 작품이라 대부분의 장면을 크로마키 스크린을 보며 연기했거든요. 그게 작품에 어떻게 표현됐을지 빨리 보고 싶어요.

크로마키 스크린을 보면서 연기를 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가상의 존재를 실제라고 여겨야 하잖아요. 처음엔 당연히 힘들었죠. 그런데 중간중간 크로마키 스크린이 아니라 실제 분장을 해서 마주하게 만들어주기도 했고, 세트장도 진짜처럼 느껴지도록 잘 구현돼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현장에 일찍 가서 20~30분만 앉아 있어도 작품 속에 들어온 느낌을 받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세트장이었죠. 그 덕분에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어요.

<스위트홈>에서 연기한 ‘현수’는 어떤 인물인가요? 은둔형 외톨이인데, 굉장히 소심하고 한편으론 극도로 악한 모습도 가지고 있어요. 한 번도 연기해본 적 없는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제 안에서 찾아보는 게 좋겠더라고요. 내면 가장 깊은 곳에 깔려 있는 감정을 끌어내보려고 했어요.

<좋아하면 울리는 2> 얘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스위트홈>이 생경함에 대한 호기심이라면, <좋아하면 울리는 2>는 전작의 이야기가 어디로 흐를지에 대한 기대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 기대를 충족하고 싶어서 촬영하면서 첫 시즌을 여러 번 다시 봤어요. 촬영 끝나고 저녁에 가서 보고,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계속 보고. 어떻게 하면 성장한 선‘ 오’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참고하려고요. 아마 좀 더 단단하고 성숙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어떤 식으로든 선오는 의미가 큰 캐릭터일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 선오에 대한 애정이 가장 커요. 선오를 만나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과 슬픔도 표현해보고,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이라는 감정도 연기하면서 정의 내렸고요. 선오를 연기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때문인지 길을 가다가 선오가 운전하는 것과 같은 차종만 봐도 울컥해요. ‘이제 선오를 다시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고 보니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네요. 거의 넷플릭스의 아들인데요.(웃음) 넷플릭스의 시작을 함께했습니다.(웃음) 어떻게 하다 보니 많이 하게 됐네요. 이렇게 된 김에 더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배우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놓지 않고 있는 생각들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날것의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대사를 내 입에 붙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해요. 뭘 하든 갑자기 이런 생각에 빠지는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런 강박증은 다 있지 않아요?

많은 배우가 ‘살아 있는, 날것의 연기’를 갈망하는데, 그런 연기는 어떤 걸까요? 대본을 보면 떠오르는 게 있잖아요. 그 생각대로만 하면 현장에서 짜인 틀대로 나오기 마련인데, 그게 너무 싫어요. 그래서 다른 식으로 생각을 바꿔서 연기를 했을 때 지금 온전히 나 같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그때 날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건 기술일까요? 아니면 본능일까요? 본능이요. 짜인 틀 안에서 새로운 게 튀어나오는 거니까요.

그럼 연습한다고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네요. 맞아요. 연습의 문제가 아니라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거죠. 시야를 넓히는 자세가 필요해요.

대화를 하면서 느낀 건데 생각보다 들뜨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나요? 어떤 날은 기분이 확 좋아져서 들떠 있고, 어떤 날엔 축 처져서 다녀요. 중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오늘처럼 말을 많이 하는 자리는 조금 달라요. 긴장감 때문에 저도 모르게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본인을 들뜨게 만드는 건 뭔가요? 저는 현장을 되게 좋아해요. 현장만의 기운이 있는데, 그래서 현장에 가면 피곤한 것도 잊고 기분이 좋아져서 혼자 뛰어다녀요.

반대로 가라앉게 만드는 건요? 기분이 유독 가라앉는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 집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어떤 대사에 꽂히면 갑자기 눈물이 나요. 그 대사에서 열정이나 슬픔이나 진심이 보일 때 눈물이 나는 것 같아요.

3년 전 마리끌레르와 처음 만났을 때 미래를 상상하고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는 말을 했어요. 그땐 “외딴곳에 있는 통창이 난 집에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상상한다”고 했는데, 요즘도 그런 식으로 그리는 미래가 있나요? 비슷한 것 같아요. 외딴곳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기지개를 켜고, 아메리카노도 마시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상상을 많이 해요. 그러려면 지금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기고요.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거죠.

화려하고 거창하기보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미래를 꿈꾸는 것 같아요. 소소한 게 좋거든요. 배우라는 직업은 안정적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안정적이고 안온한 삶을 상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평소에 혼자 조용히 있는 걸 좋아하는 면도 있고요.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가요? 네. 그런 시간이 꼭 있어야 해요. 그래서 요즘에는 혼자 생각할 땐 방해가 되지 않게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있어요. 이게 습관인 것 같아요. 그런 시간이 없으면 스트레스를 되게 많이 받더라고요.

혼자만의 시간 동안 어떤 것들을 해요? 요즘에는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싶어서 책을 읽어요. 추리소설에 빠져 있거든요. 촬영이 끝나고 밤에 적어도 몇십 분은 읽고 자요.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추리소설을 읽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공상하게 되지 않아요? 읽을 때는 그 자체로 즐기고 책을 닫으면 잊어버려서 괜찮아요. 서울에서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외롭고 공허한 게 싫어서 항상 TV를 켜놓고 잤어요. 그게 습관이 되니까 일어날 때마다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TV 대신 명상 앱을 켜놓거나 책을 읽고 잤는데, 다음 날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은 거예요. 책 읽는 습관은 그렇게 들였어요. 요즘은 잘 못 읽는데 서너 장이라도 읽고 자요.

요즘은 어떤 책을 읽어요? <집안의 타인>이라는 소설이요. 되게 재미있어요.

오늘도 읽고 잠들겠죠? 네. 이제 거의 마지막 단계인데 범인이 누굴지 궁금해서 빨리 가서 읽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