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사 바보니 할릭 Vanessa Barboni Hallik 어나더 투모로 Another Tomorrow 지속 가능한 패션

Vanessa Barboni Hallik

 

<마리끌레르> 독자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어나더 투모로(Another Tomorrow)’는 감도 높은 디자인과 혁신, 뿌리 깊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기반한 브랜드다. 강인한 여성들의 일상을 더욱 우아하고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 이름이 인상적이다. 지구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 것인가? 맞다. 오늘날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결국 내일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패션은 인간의 중요한 자기표현 수단이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이 입는 사람의 가치를 반영하지는 못한다. 어나더 투모로는 제품 제작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각자의 신념에 부합하는 패션을 소비할 선택지를 제시한다.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환경과 인간, 동물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어나더 투모로 식 지속 가능성은 생산의 전 과정에 걸쳐 지켜진다. 예를 들어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윤리적 재생 농장에서 생산한 울과 미국의 농장에서 공급받은 오가닉 코튼은 이탈리아에서 커스텀 패브릭으로 만들어지고, 이후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의 아틀리에에서 옷으로 태어난다. 참여하는 모든 생산 관계자에게 생계비를 지급하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동물도 해치거나 죽이지 않는다. 또 친환경 소재의 포장지를 사용하며, 매출의 1%를 네 곳의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모든 고객은 제품 고유의 QR 코드를 통해 해당 제품이 어떻게,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들었다. 패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만약 패션 산업이 원자재를 조달하는 과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이는 생태계와 기후, 인간의 건강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을 멀리한다면 바다로 버려지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 역시 극적으로 줄어들 테고. 또 패션 산업 내 노동 기준을 바꿔 모든 기업이 최저생계비 이상의 임금을 지불한다면 무수한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할 수 있고, 동물의 털과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셀 수 없이 많은 동물의 고통을 더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다. 어나더 투모로가 말하는 이 모든 가정은 실제로 가능하며,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어나더 투모로가 발행하는 매거진에는 옷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무엇을 목표로 발행하나? 간단하다. 이 매거진에는 우리 옷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인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런 경각심은 어떤 경험에서 비롯됐나? 매우 친환경적이고 의식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자란 덕분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충격을 준 건 금융업계에서 일하던 당시의 일이다. 2017년 말, 금융업계에 종사하며 ‘지속 가능한 금융’을 이룩하기 위해 다양한 산업을 연구하던 중 접한 패션계의 실태가 무척 놀라웠다. 그 일을 계기로 패션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모르는 척 지나치기엔 너무나 충격적이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아무리 좋은 가치를 내포한다고 해도, 일반 소비자들은 결국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구매한다. 이런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브랜드라고 자부하나? 그렇다. 우리 고객 중 상당수가 디자인을 보고 제품을 구입한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차치하고도 우리 옷에는 현대 여성들이 입고 싶어 하는 스타일에 대한 믿음이 집약되어 있다.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강인하되 편한 디자인을 표방한다.

파트너십을 맺은 매치스패션 역시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플랫폼인데, 함께하며 어떤 경험을 했나? 매치스패션은 어나더 투모로의 스타일에 줄곧 애정을 보냈을 뿐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우리 브랜드의 헌신에도 감사를 표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오랜 기간 끈끈한 유대를 구축해왔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제품과 가치를 전하고 있다. 패션을 발전시키는 방향에 관해 매치스패션과 나누는 대화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언가? 앞서 언급했듯 어나더 투모로는 고객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존재한다. 앞으로도 책임감과 과학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럭셔리를 재정의함으로써 패션 산업의 유해한 부분을 변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