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독자들에게 브랜드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미스 소희(Miss Sohee)는 런던에 기반을 둔 여성복 브랜드다. 데뷔작 ‘만개한 소녀(The Girl in Full Bloom)’를 시작으로 오트 쿠튀르에 버금가는 작품을 만드는 중이다.

카디 비, 마일리 사이러스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미스 소희의 작품을 입으며 디자이너로서 스타덤에올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나? 팬데믹으로 인해다니던 학교의 졸업 작품 쇼가 취소됐다. 많은 유학생이 귀국했지만 남아서 졸업 작품을 완성하기로 결심했고,이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마자 화제가 됐다. 한번은 <러브> 매거진의 패션 디렉터가 협찬을 요청해 기쁜마음으로 옷을 보냈는데 2주 뒤 작품이 표지에 실리는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고, 자연스레 여러 셀러브리티의 관심을 얻게 됐다. 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이자 무명디자이너의 작품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봐준 모든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브랜드의 강점은 무엇인가? 미스 소희가 꿈꾸는 환상의 세계가 대중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파티 문화가 없는 한국은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크게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미스 소희가 오트 쿠튀르라는 장르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했다. 화제가 된 모란 드레스를 보고 ‘어릴 때부터 꿈꿔온 드레스다’, ‘저 드레스를 입으면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겠지?’ 같은 반응이 잇따랐다. 이처럼 사업성을 따지기 이전에 누군가에게 날개를 달아줄 특별한 의상을 만들고 싶은 열망이 컸다.

영감은 어디에서 받나? 어릴 때부터 종종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특히 작업할 때는 꽃을 항상 곁에 두는데, 이런 일상이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든 것 같다.

디자이너 박소희에게 패션이란 어떤 의미인가? 대중과 소통하는 통로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내 SNS를 팔로하거나 작품에 관한 소감을 댓글로 남기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내 작품을 지켜보는 사람들, 협업하며 만난 셀러브리티들, 고객들 모두 너무 소중한 존재다. 계속해서 패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

인종차별, 동물 보호, 환경문제 등 현재 패션계는 다양한 주제로 논의가 활발하다. 관심을 가진 이슈나 미스 소희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뭔가? 다양한 인종 혹은 성 소수자를 모델로 기용하는 매체들과 작업하고 있다. 또 언젠가는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 패턴 방식을 오트 쿠튀르에 도입하고 싶다. 우아한 드레스가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젊은 나이에 얻은 성취가 무겁지는 않나? 벌써부터 미공개 작품이나 다른 셀러브리티가 착용하지 않은 작품에 대한 문의를 받고 있다. 물론 부담을 느끼지만 익숙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대범할수록 과감하고 자유로운 작업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나? 우선은 미스 소희에 집중할 생각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게 배움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틀리에를 보유한 파리의 하우스 브랜드만이 오트 쿠튀르 쇼를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오트 쿠튀르의본질인 작품성과 장인정신을 강조한 미스 소희만의 데미 쿠튀르를 만들고 싶다.

패션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가 있나? 패션을 통해 미스 소희만의 작품 세계를 현실화하고 널리 알리고 싶다. 이 작품에 많은 분이 영감을 받아 세상이 조금이라도더 아름다워진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