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트위드 패치워크 재킷 2백만원대, 체크 베스트 60만원대, 셔츠 18만원대, 빈티지한 스트라이프 넥타이 17만원대, 화이트 팬츠 16만원대, 레드 케이블 니트 스웨터 50만원대, 카키 베이스볼 캡 6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럭비 셔츠 16만원대, 레이어드한 시어서커 셔츠 17만원대, 시어서커 스트라이프 팬츠 27만원대, 옐로 캐시미어 스웨터 50만원대, 베이스볼 캡 6만원대,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네이비 스웨트셔츠 21만원대, 레이어드한 럭비 셔츠 25만원대, 쇼츠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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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티셔츠 11만원대, 데님 쇼츠 19만원대, 리버시블 코트 70만원대, 양말 1만원대,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화이트 옥스퍼드 셔츠 17만원대, 베이지 팬츠 22만원대, 캡 8만원대, 넥타이 17만원대, 벨트 13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화이트 폴로셔츠 21만원대, 데님 재킷 27만원대, 올리브그린 팬츠 40만원대, 슈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스트라이프 드레스 셔츠 19만원대, 유틸리티 재킷 90만원대, 네이비 팬츠 19만원대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플립플롭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폴로셔츠 14만원대, 스웨이드 유틸리티 재킷 1백40만원대, 데님 쇼츠 19만원대, 스니커즈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류준열 폴로 랄프 로렌 마리끌레르 4월호 커버 Polo Ralph Lauren 인간실격

럭비 셔츠 18만원대, 글렌 체크 팬츠 50만원대, 화이트 코튼 케이블 니트 스웨터 18만원대, 로퍼 가격 미정 모두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마리끌레르와 마지막으로 인터뷰할 당시 <뺑반> 개봉을 앞두고 한창 <봉오동 전투> 촬영 중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얼굴이 야윈 것 같기도 하다. 관리 중이다.(웃음) 한창 드라마 <인간실격> 촬영 중이어서 그런지 자연스레 살이 좀 빠진 것 같다.

드라마 <인간실격> 은 어떤 드라마인가? 인간으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까 봐 두려워하는 ‘강재’라는 청년을 연기한다. 20대 청년에게 인간의 자격이란 성공인지, 인간의 자격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드라마다. 그 자격을 찾아내는 과정이 드라마에 담긴다.

스스로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다. 나 역시 강재의 나이를 지나왔고, 인생의 이유에 대해 얘기하거나 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얘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작품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 주제로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강재를 만나 무엇을 고민하게 되었나? ‘청춘’이란 단어를 좋아해서 언제까지 청춘이라고 할 수 있을지 자주 자문한다. 강재라는 인물에게 인간 실격은 곧 청춘 실격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청춘 실격이란 청춘이 끝나는 순간일 수도 있고. 그 끝을 결정하는 건 나이나 다른 조건이 아니라 자기 자신 아닐까?

류준열이 생각하는 청춘의 시간은 언제인가? 예전에는 어느 한 시기로 한정 짓고, 그 시간 안에 뭔가를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었다. 배우가 되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한 것도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뭐든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 그런데 이제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계속 청춘으로 남아 있을 거란 걸 안다.

지난 인터뷰 이후 작품 활동에서는 공백기가 꽤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여행 프로그램에도 출연했고 미국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며 사진전도 마쳤다. 연기하지 않는 시간 동안 새롭게 찾은 자신의 모습이 있는가?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내 취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고, 그래서 기분이 좋다. 전에는 나 자신을 중구난방으로 채워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있었다면, 이제는 내 취향이 확고해진 셈이다. 다만 그렇게 확인한 나 자신의 모습이 혹여 단편적으로 굳어지지는 않을지 고민된다. 그래서 요즘은 일기를 더 열심히 쓰고 있다. 좀 더 신중하게 나를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유심히 들으며 좋은 얘기를 기록해둔다.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려고 한다. 아마 음악 하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마음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음악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감정을 표현해서 감동을 주지 않나. 물론 곡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많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짧은 시간 안에 그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운 마음마저 든다. 소설가의 한 문장, 뮤지션의 한 곡, 화가의 그림 한 점, 사진가의 사진 한 장처럼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감정을 담고 싶어 일기나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

비어 있는 시간이 오히려 채워지는 시간이었을 것 같다. 내게 도움이 된 시간이라는 건 분명하다. 마리끌레르와 마지막으로 인터뷰할 때에 비하면 머리를 많이 길렀는데, 그때까지는 반듯하고 깔끔한 것을 추구하고 좋아했다. 그러다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재미난 지점을 많이 발견했다. 우선 자고 일어나면 머리 길이가 매번 다르다. 예상치 못한 여러 모습을 매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외적으로 만족스럽다는 것과는 좀 다른 얘긴데, 뭐랄까, 변화에 더 유연해진 것 같다.

<인간실격>은 감정의 밀도가 깊어 보인다. 이 또한 전작들과 결이 많이 다를 것 같고. 드라마는 아주 오랜만이다. 깊이 있는 작품을 하게 되어 기대되는 부분도 많고. 다만 드라마는 결말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한다는 점이 조금 두렵다. 물론 오늘의 삶조차 어떻게 펼쳐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극 중에서도 끝을 모른다는 게 불안할 때가 있다.

새로운 인물을 만나 가장 기대되는 건 무엇인가?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만나는 것, 그리고 현장에서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 경험하는 것. 전도연이라는 배우는 사람 자체가 너무 멋지다.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다. 어마어마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함께 촬영할 때면 매 순간 감동한다. 함께 연기한 다음 날은 에너지가 더 생기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연기를 하다 보면 어떤 작품에서 함께 연기하는 배우와 준비한 장면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눌 때도 있고, <인간실격>처럼 무엇을 준비했는지 상의하지 않아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시작하면 내가 준비한 삶과 전도연 선배가 준비한 삶의 순간이 만나는 지점이 있다. 머릿속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이나 계산하지 않던 것들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하고. 선배는 상대 배우에게서 무언가를 끌어내는 힘이 있다. 마법 같은 순간. 요즘은 그런 신비로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건 배움의 시간일 것이다. 영화 <외계인>에서도 많은 선배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다.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선배들은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다. 어떤 연기를 하는지 좀 더 깊이 느껴볼 수 있어 좋다. 최동훈 감독님에게도 많은 것을 얻는다. 감독님이 가진 에너지와 현장에서 느껴지는 영민한 감각을 받아들이는 즐거움이 있다. 전에는 연기할 때 내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촬영장에서 더 채워지는 것 같다. 최동훈 감독님은 에너지가 굉장히 강해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 현장에서 모두가 그것을 느낀다.

휴식기를 가졌기 때문인지, 뭐랄까 류준열의 새로운 챕터가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로운 작품에서 새로운 나를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 2021년이 끝날 때쯤 오늘의 이 대화가 맞았다는 생각이 들면 좋겠다.

무엇이 류준열을 움직이게 하나? 작품을 통해 소통하는 관객과 시청자들, 그리고 팬들. 그리고 영감을 주는 많은 것들. 얼마 전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를 봤다. 이상하게 때가 잘 안 맞아 서너 번은 앞부분만 보고 끝까지 보지 못했었다. 이렇게 끝까지 보지 않고 초반만 몇 번을 봤는데도 볼 때마다 다른 게 보였다. 영화를 다 본 날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다큐멘터리 <로마로 가는 길>까지 찾아 봤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 아름다운 일을 하는 현장에서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오래 기억되는 배우이고 싶다. 또 나를 떠올렸을 때 작품에 앞서 따듯한 배우로 남았으면 좋겠다. 작품을 보는 사람에게도, 작품을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도. 현장에서 늘 신나 있는 배우이고 진심을 다하는 배우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