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니트 카디건, 풀 스커트, 귀고리 모두 디올(Dior), 스트랩 슈즈 잉크(EENK).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블루 셔츠와 운동화는 펜디(Fendi), 쇼츠는 8 바이 육스(8 by YOOX), 가죽 재킷과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수현 즐거웠어요. 둘 다 워낙 화보 촬영을 좋아하거든요. 오빠도 재미있었지? 물 만난 물고기 같던데? 찬혁 맞습니다.(웃음)

악뮤의 첫 콜라보레이션 앨범 <NEXT EPISODE>가 7월 26일에 발매돼요. 찬혁 <NEXT EPISODE>는 4년 전에 선보인 <SUMMER EPISODE>를 잇는 음반이에요. 제가 다른 뮤지션과 협업하며 공동 작곡으로 처음 이름을 올린 ‘DINOSAUR’가 <SUMMER EPISODE>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이번 앨범과 연결 고리가 있어 시리즈로 만들게 되었어요. 적재, 피제이, 이현영 등이 <NEXT EPISODE>에 작곡과 편곡으로 함께했죠. 제목 이 ‘NEXT EPISODE’인 만큼, 악뮤가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들을 시작하 는 음반이기도 해요. 새롭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전보다 과감한 사운드를 시도했어요.

악뮤의 음악은 찬혁 씨와 수현 씨가 주축이 되어 곡을 만들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콜라보레이션 앨범이라는 소식이 놀라웠어요. 찬혁 대중이 생각하는 악뮤의 이미지와 음악 스타일이 있다고 느꼈어요. 우리가 그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영역을 확장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총 7곡을 수록했고, 전부 피처링 아티스트가 있어요. 아이유, 이선희, 빈지노 등 라인업이 굉장히 화려하더라고요. 수현 화려하죠.(웃음) 얼른 우리의 자랑스러운 피처링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찬혁 트랙 리스트 만 공개해도 이번 앨범이 큰 화제가 될 것 같았어요. 피처링 아티스트 모두 지금 한국 가요계에서 영웅 같은 역할을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모실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음악을 괜찮게 해왔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도 있어요. 수현 트랙마다 다른 뮤지션이 참여한 덕분에 음반이 더 다채로워졌어요.

어떤 방법으로 피처링 아티스트들을 섭외했어요? 수현 처음 섭외한 뮤지션이 아이유예요. 아이유 언니는 자신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온 뮤지션들 에게 ‘아이유 이용권’을 주는데, 그걸 이번에 썼죠. 언니랑 타이틀곡 ‘낙하’를 작업하기로 한 이후에 찬혁 오빠가 만든 ‘어푸’를 언니에게 드렸는데, ‘어푸’가 아이유의 정규 앨범 에 실리며 먼저 공개되었죠. 두 번째는 ‘Stupid love song’의 피처링을 맡은 크러쉬예요. <비긴어게인 코리아> 출연 당시 저와 합이 좋다고 느껴 “악뮤 앨범에서도 같이 노래하면 좋겠다”고 얘기했거든요. 협업이 흔쾌히 성사되자마자 찬혁 오빠에게 “빨리 곡 만들어야 해!”라고 알렸어요. 당시 크러쉬 오빠가 입대를 앞두고 있어 서둘러 녹음한 기억이 있어요.(웃음) 이선희 선배님도 우리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연락드렸을 때 “후배들의 음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좋다” 하시며 함께 해주셨고, 이 외에도 우리가 좋아하는 많은 뮤지션과 작업했어요.

음반 제작 과정을 자세히 기억하고 있네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꽤 오랫동안 준비한 앨범인 듯해요. 수현 맞아요. 앨범 하나를 준비할 때 최소 반년, 길면 1~2년은 걸려요.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이찬혁 블랙 재킷 마뗑킴(MatinKim), 티셔츠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팬츠와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수현 펀칭 맥시 드레스 살롱 드 서울(Salon de Seoul), 스트랩 샌들 가니(Ganni), 투명 귀고리 포스트루드(Postlud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이찬혁 스트라이프 셔츠와 수트 셋업 드리스 반 노튼 바이 분더샵 맨(Dries Van Noten by BoonTheShop Men).
이수현 블라우스 잉크(EENK), 데님 스커트 위크엔드 막스마라(Weekend MaxMara), 드롭 이어링 페르테(Xte).

 

피처링 아티스트를 생각하며 곡을 만드는 작업은 어땠어요? 찬혁 원래 다른 아티스트를 자주 상상하며 작업하는 편이에요. 이런 방식으로 완성한 음악에 악뮤의 목소리를 얹을 때, 우리 안에서도 새로운 것이 나오거든요. 수현 오빠가 데모를 모창으로 들려주는 경우도 많아요. 그걸 들으면 이 곡은 어떤 느낌인지 단번에 알 수 있죠.

이전에 비해 두 분의 작업 방식에 변화가 생겼나요? 찬혁 세 번째 정규 앨범 <항해>부터는 이찬혁과 이수현이 협업하는 느낌이에요. 수현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와 오빠 모두 각자 지닌 색이 짙어지고 있거든요. <NEXT EPISODE>는 이찬혁과 이수현 그리고 피처링 아티스트들의 합작 앨범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번 합작 앨범을 만들며 수현 씨가 찬혁 씨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나요? 수현 전 다른 뮤지션이랑 같이 노래한 경험이 많은 반면, 찬혁 오빠는 그렇지 않잖아요. 오빠와 다른 뮤지션의 목소리가 한 곡에서 만날 때 어떨지 엄청 궁금했는데, 음색이 조화롭고 오빠가 노래를 꽤 잘 부르더라고요. 악뮤의 프로듀서를 넘어 보컬로도 좀 인정됐어요.(웃음) 찬혁 노래를 기술적으로 화려하게 부르지 않더라도, 제 이야기를 제 목소리로 전할 때 자신감을 가진다면 충분히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찬혁 씨는 프로듀서로서 이번 음반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찬혁 매번 느끼는 건데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느낌으로 앨범을 만들진 않아요. 음반의 로고, 티저, 의상을 비롯한 모든 요소에 지금의 제가 자연스럽게 반영돼요. 인간이 가장 자유로운 상태는 어떠한 상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가졌을 때 비롯된다는 생각을 최근에 했어요. ‘나 자신’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평화와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NEXT EPISODE>에 녹아 있어요.

사람들이 <NEXT EPISODE>를 어떻게 들어준다면 좋겠어요? 수현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 듣진 않아도 돼요. 그냥 가볍게, 재미를 느끼며 들어주면 좋겠어요. “악뮤 앨범 나왔네? 이번엔 뭐 했을까?” 하면서요. 오빠는? 찬혁 예전엔 ‘세상을 바꿔야지’ 하는 큰 포부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꼭 좋은 건 아닐 수도 있겠다고 느꼈어요. 우리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닿았으면 해요. 수현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해요. 다만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약간 긍정적인 자극은 줄 수 있기를 바라요.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나는 그랬어’ 라고만 해도 누군가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더라고요.

악뮤에게는 <NEXT EPISODE>가 어떤 앨범으로 기억될까요? 찬혁 ‘그 때부터네!’ 엄밀히 말하자면 <항해>부터이긴 한데, 이제 본격적으로 변화할 거예요. 수현 매번 본격적이야.(웃음) 찬혁 그렇긴 하지만.(웃음) 이번 앨범을 제일 재미있게 작업했어요. 수현 맞아요.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재미있었지’ 하고 생각할 것 같아요.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셔츠, 블루종, 쇼츠 모두 구찌(Gucci).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데님 원피스와 니삭스 모두 프라다(Prada).

악뮤 넥스트 에피소드

이수현 펀칭 맥시 드레스 살롱 드 서울(SalondeSeoul), 스트랩 샌들 가니(Ganni), 투명 귀고리 포스트루드(Postlud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찬혁 블랙 재킷 마뗑킴(MatinKim), 티셔츠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근 두 분 다 독립했다고 알려졌어요. 2~3개월 동안 혼자 살아보니 어떤가요? 찬혁 독립 생활이 잘 맞을 것 같았는데, 허전한 기분이 들긴 해요. 수현 오랜만에 온 가족이 만나는 날이면 오빠가 수다를 엄청 떨어요. 평소에는 그만큼 말이 많진 않거든요. 찬혁 제가 생각보다 사람을 좋아하더라고요. 아무도 없는 공간에 혼자 있는 걸 그다지 즐기진 않는 듯해요. 수현 전 오히려 반대예요. 아직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긴 하지만, 저만의 고요한 공간에서 쉴 수 있어 좋아요.

떨어져 지내더라도 서로 연락하거나 만날 일이 많겠어요. 수현 전화하면 “뭐 해?”로 시작했다가 “그게 궁금해서 연락한 건 아니잖아” 한 다음에 본론으로 바로 넘어가요.(웃음) 독립한 이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만났고, 최근에는 앨범 발매가 얼마 남지 않아 자주 보고 있어요.

수현 씨는 예능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와 라이브 쇼 <수현의 숲>에 출연 중이고, 찬혁 씨는 올해 아이유의 ‘어푸’와 이승철의 ‘우린’ 등 여러 곡을 작업했어요. 두 분의 개인적인 활동도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찬혁 예전의 이찬혁과 이수현은 떨어뜨려 놓을 수 없는 관계였어요. 어릴 땐 거의 쌍둥이처럼 붙어 다녔으니까요. 1~2년 전부터는 각자 활동하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많이 보여주려고 했어요. 수현 이제는 대중도 이찬혁과 이수현 각각의 행보를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듯해 다행이에요. 혼자 다니다 보면 “찬혁 씨는 어디 있어요? 왜 같이 안 왔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는데, 요즘은 “찬혁 씨 재미있던데요?” 정도예요. 찬혁 나한테는 “수현 씨 방송에서 치킨 진짜 맛있게 드시던데요?”라고 물어보시더라. 수현 정말? 맛있게 먹긴 했지.(웃음)

어느덧 데뷔 8년 차를 맞았어요. 찬혁 내년이면 ‘다리꼬지마’가 10주년이에요. 수현 대박이네. 맞아. 내가 열네 살이었을 때 나왔으니까.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연차를 크게 실감하진 못해요. 찬혁 하지만 많은 게 달라졌어요.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고, 무대에 오르거나 앨범을 만들 때 나름대로 노하우도 생겼죠. 예전 영상을 보면 풋풋한 게 느껴져 귀엽더라고요.(웃음)

그동안 활동하며 발견한 악뮤만의 강점은 뭔가요? 찬혁 가사에 솔직한 표현을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 음악에 활용할 수 있는 물감이 많아요. 수현 전 팀워크라고 생각해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거죠. 서로를 아티스트로서 존중하는 마음이 커지니까 더 편해졌어요. 한 팀으로 활동하는 남매라서 좋아요. 단점이 거의 없어요.

악뮤는 앞으로 뭘 얻고 싶고, 어떤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나요? 수현 사람을 얻고 싶어요. 사람이 제일 의미 있는 것 같더라고요. 활동을 이어가며 음악을 사랑하는 선후배를 더 많이 만나기를 기대해요. 찬혁 각 세대를 떠올리면 당시를 대표하는 뮤지션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처럼, 우리도 이 세대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리고 악뮤는 <PLAY> <사춘기> <항해>로 이어지는 정규 앨범을 통해 각 연령대를 담아내는 중이에요. 10집쯤에는 아마 장년의 이야기를 하고 있겠죠? 그 이야기를 잘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적인 꿈이에요.

지금 찬혁 씨와 수현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한 가지씩만 꼽는다면요? 찬혁 사랑. 그게 없으면 아무것도 의미가 없어요. 수현 스스로를 잘 돌보는 것.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해요. 그게 오빠가 말한 사랑과도 연결돼요. 그래야 더 큰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