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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

감독 이탁 출연 오민애, 김재화, 이재인

화천댁(김재화)은 자살한 남편의 시신을
서암댁(오민애)의 집 텃밭에 묻어달라고 부탁한다.

 

 

서울독립영화제 불모지 오민애

데님 점프수트 필로그램(PHILOGRAM), 더비 슈즈 르메르(Lemaire), 양말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영화 <불모지> 이 영화만의 강렬함이 있다. 거칠고, 투박하고, 질펀하고, 음습한 자연의 에너지가 이야기와 같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전라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왠지 서부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그 안에 이탁 감독의 성향이 분명히 드러나는 점이 매력적이다. 배우로서 이런 작품을 만나게 되어 고맙고 행복했다.

강인한 여성 <불모지>에서 내가 연기한 서암댁은 굉장히 독립심이 강한 여성이다. 남편에게 순종적인 이미지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마음에 들었지만, 부(富)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의리, 정을 좇는 사람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을 느꼈다. 강인한 여성들의 연대가 드러난다는 점도 멋지다.

독립영화의 매력 수많은 대화를 통해 감독이 가진 세계관을 공유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나의 세계관도 같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독립영화 현장은 내게 일종의 학습장 같은 곳이다. 다 같이 완성을 위해 애쓰는 과정이 아름다워 보이고, 그 과정에 내가 함께할 수 있다는 데에 만족감이 크다.

 

 

서울독립영화제 불모지 오민애

 

영화 <나의 새라씨>와 <굿 마더> <나의 새라씨>는 30년간의 배우 생활에서 처음으로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영화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고,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 직후에 만난 영화다. 상을 받은 기쁨도 있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계속해서 영화를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겼다. 그리고 다음 해에 <굿 마더>를 만났다. 성소수자 딸을 둔 엄마 역할이었는데, 그 작품을 하면서 세상 모든 존재를 존중하는 마음을 배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준 고마운 작품이다.

배우는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해, 그런 마인드가 있다. 영화는 내가 사랑하는 거니까,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