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정의의 사람들>, <도비왈라> 등
무대 위에서 자신의 매력과 에너지를 펼쳐 보이는 연극 배우 현혜선.
‘지금 이 순간’을 제일 사랑한다는 그의 주말.

평소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블루투스 스피커로 노래를 들으며 아침을 시작해요. 부르노 메이저(Bruno Major)의 <리젠트 파크(Regent’s Park)>를 첫 곡으로 많이 듣는 편인데, 좋아하는 노래로 하루를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요. 그리고 나서는 아침 식사로 물과 사과 한 개, 프로바이오틱스를 챙겨 먹어요.

공연 연습에 들어가면 다른 스케줄은 잘 잡지 않아요. 보통 집과 연습실이나 극장을 오가는 게 전부죠. 연습과 공연에 많은 에너지를 쏟다 보니 집에 멍한 상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요.(웃음) 집에 오면 인센스 스틱을 태우고 따뜻한 물로 오랜 시간 샤워를 하죠. 잠들기 전 폼롤러로 마사지를 하고 팩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연극이 없는 날의 온전한 휴일의 루틴은 어떠한가요?

요리를 잘 못하기도 하고 집은 온전히 쉬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음식을 잘 안 해 먹는 편이지만, 얼마 전부터 간단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요리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지만, 유튜브를 보고 ‘양배추 피자’를 만든 후 손쉬운 양배추 요리에 빠졌죠. 그리곤 가볍게 홈트를 하거나 1회 권을 끊고 무용 수업을 들으러 가요. 저는 집에 가만히 있는 걸 정말 못하는 것 같아요.(웃음) 요즘은 공연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을 만나고 있어요. 연말이라 밀린 약속이 많아서 거의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있죠.

지인들과 만나는 날이면 전날 미리 찾아놓은 맛집과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고 요즘 꽂힌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요. 함께 전시회도 즐겨 가는데, 공연이나 영화는 혼자 보는 걸 좋아해요. 잠들기 전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꼭 한 편 봐요. OTT 서비스의 거의 모든 콘텐츠들을 거의 다 봐서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요. (웃음)

연극 배우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것처럼, 공연은 함께하는 배우와 스태프 모두가 함께 조립해가는 만드는 것이지만, 결국 이 퍼즐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각은 관객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미처 몰랐던 공연의 가치와 의미를 만들어줄 때도 많거든요.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관객이 공연을 하는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에요. 같이 호흡하고 집중하는 것이 느껴질 때. 그 순간 만들어지는 공기의 흐름, 기운이 있어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배우로서 가장 행복하고 인상적인 순간이에요. 그런 소중한 관객분들이 있기에 더 좋은 사람이 돼야지, 더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선물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돼야지 하며 힘을 많이 얻어요.

휴일을 보내기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약속이 없는 온전히 혼자만의 쉬는 시간이 생기면 저는 할머니 댁에 내려가는 걸 좋아해요. 할머니 댁이 경기도 포천 이동인데,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 할머니 댁에서 자라서 그런지 제게 향수와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에요. 할머니 댁 뒷마당을 아빠께서 직접 캠핑장처럼 꾸며놓으셨는데 가족이나 정말 친한 동네 친구들을 불러서 고기를 먹기도 하고, 장작으로 불을 피워놓고 별을 보며 불 멍을 때려요. 아무 걱정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제가 정말 사랑하는 시간이에요.

주말에 보기 좋은 영화나 연극을 추천해주세요.

좋아하는 영화가 너무 많지만, <어바웃 타임> 과 <먼 훗날 우리> 두 영화를 추천하고 싶어요. 모두가 호불호 없이 좋아할 것 같아요. 연말이니까 해리포터 시리즈를 정주행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뮤지컬도 한 편 추천하고 싶어요.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작품이에요. 연말과 너무 잘 어울리는 힐링극이죠. 휴지를 꼭 준비해서 가세요! (웃음)
요즘 OTT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고 한국 콘텐츠들이 주목 받고 있는데, 연극과 뮤지컬 공연계에도 그런 관심의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대학로 등 많은 극장에서도 좋은 공연들을 많이 하고 있으니까 공연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