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시스터 커리어 업무 고민 자기 평가

잊을만 하니 또 돌아온 자기 평가의 시즌이네요. 몇번 써봤다고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자기 평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자기평가서를 쓰다보면 내가 뭘 하고 있나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이 평가를 보는 상사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해요.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평가서만 어엿하게 쓰는 사람도 있을 테고요. 꼭 자기 평가를 통해서만 제가 한 일을 어필할 수 있는 걸까요? 

사실 제가 어렸을 때는 겸손을 최고의 미덕처럼 배워 왔고, 다른 사람이잘하는 걸 겉으로 드러내거나 티내면 겸손하지 않다며 뒷담화를 하기도 했고요. 제가 잘한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고 칭찬받으면 고맙다고 하기 보다는 딱히 한 게 없다는 말로 본심을 숨기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죠. 아마 많은 회사원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것 같아요. 자기평가가 쓰기 귀찮은 이유 중 하나가 어렸을 때부터 겸손해야 한다고 교육받았기 때문 아닐까요? 내가 잘 해낸 것을 드러내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요.

자기평가를 쓰다보면 내가 해낸 일인데도 불구하고 괜스레 포장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가 해낸 일을 굳이 문서로 적어야 하는 일이 중요한가 스스로 질문하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회사 생활에서 자기평가는 분명 중요한 일이에요.

자기평가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앞뒤 분간 못하고 괴로워 할때 제 예전 사수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요. 바로 ‘평가자 입장에서도 본인 평가가 나쁜 사람에게 평가를 잘 주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겸손을 미덕으로 ‘내가 한 일이 큰 역할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다.’ 정도로 본인 평가를 쓰더라도 당연히 회사가 제 능력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그 뒤로는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에 대한 점수를 후하게 주기 시작했습니다. 잘못한일에 대한 반성은 스스로 하고, 최대한 잘한 일, 공적을 세운 일,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되었던 일들을 평가자가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자기평가를 쓰기 시작했어요. 인정 받고 싶은 프로젝트는 더 굵은 글씨로, 수치로 성과를 드러낼 수 있는 내용들은 숫자를 활용해서, 그 어떤 기획서보다 한 눈에 잘 들어오도록 써야 하는 것이 자기 평가서 입니다. 올해는 흠 잡을데 없는 자기평가서 작성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아요!

 

쓴소리 시스터 커리어 업무 고민 자기 평가

해외 사업 진출 업무를 맡게 되어서 2년간 열심히 일 했습니다. 해당 국가를 파악할 시간도 없이 업무에 투입되었어요. 힘들었지만 팀원들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이 사업이 좀 더 안정화 되고 성장하려면, 저보다는 해외 사업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가 리더로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고민입니다. 오래 생각한 내용이라 회사에도 이야기 했지만 잘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회사에선 이 사업을 잘해내면 제가 빛날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하는데 제 손을 떠나더라도 이 사업이 더 잘 커나갔으면 좋겠어요. 

이게 내 사업이라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을텐데 싶은 일들이 회사 생활에는 참 많은 것 같아요. 회사의 결정권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해도, 다양한 업무들의 우선순위를 따지다보면 후순위가 되기도 하죠. 실무 담당자만 마음이 다급하고 결정권자들은 여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뭔지 너무 알겠어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자신이 직접 이끌고 자신의 성과로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죠. 리더를 당장 바꿀수 없다면, 지금 실현 가능한 방법으로 전략을 다시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A가 가장 좋은 방법이란 것은 알고 있지만, 가능하지 않을 때 차선의 방법인 B를 선택해서 잘해내는 것도 일 잘하는 사람의 덕목이니까요.

당장 해외지역 전문가를 리더로 데리고 올 수는 없더라도, 본인이 그 지역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수 있도록 지금 맡고 있는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배분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그러면 그 일을 하는 인원도 채용을 해야 할테고, 피치 못하게 변화는 필요할 거예요. 너무 한가지의 방법만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B안, C안 회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다양한 대안들도 고려해서 제안해보세요. 물론 A안을 선택하는 것보다 공수가 더 들고, 좀 더딘 성장이라 하더라도 지금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이득이 되는 방법으로요.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아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