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나 바 Rona Bar 오펙 아브샬롬 Ofek Avshalom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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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진가 로나 바(Rona Bar)와 오펙 아브샬롬(Ofek Avshalom)은 꾸준히 협업을 이어나가는 동료이자 연인이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현지 곳곳의 다양한 연인을 촬영하는 프로젝트 ‘Us’를 진행 중이다. 성별도 인종도 나이도 제각각인 연인들을 마주하며 두 사진가는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사랑의 힘을 발견한다.

 

 

로나 바 Rona Bar 오펙 아브샬롬 Ofek Avshalom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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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인종, 나이가 저마다 다른 연인들을 촬영하는 프로젝트 ‘Us’의 시작점에 대해 묻고 싶다. 수많은 사람이 저마다 매력을 지니듯, 연인에게도 그들만의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 ‘Us’를 기획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1년여가 지났을 무렵, 우리 또한 연인이 되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더욱 의미 있다.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이 이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 우리가 사랑하는 사이라서 다른 연인들이 보다 편안하게 촬영에 응해준 것 같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연인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누며 서로 알아가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선뜻 마음을 열어준 듯하다.

어떤 기준으로 촬영할 연인들을 선정하나? 다양한 사랑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대중매체에서 만나기 어려운 연인들 위주로 담아내고 싶었다. 초반에는 우리가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연인들을 찍었다. 첫 번째 연인은 40대 동갑내기 부부인 메이(May)와 질(Gil)이었는데, 메이가 오펙의 이모다. 두 사람이 흔쾌히 촬영에 응해줘 이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프로젝트의 범위가 낯선 연인들에게로 확장되었다. 우리의 사진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해온 연인들도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연인들을 만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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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을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인가? 연인이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곳에 가면 그들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특정 공간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한층 빛내주는 일종의 장식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비(Vivi)와 요나탄(Yonatan)은 둘 다 뮤지션인데, 이들이 함께 작업하는 스튜디오를 찾아가 바닥에 작은 매트리스를 깔아놓고 촬영한 덕분에 우리가 포착하려 한 청춘의 사랑이 사진에 완벽하게 녹아 있다. (첫 번째 사진)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연인이 있나? 야르덴(Yarden)과 맥스(Max)가 생각난다. 야르덴은 여성이 된 트랜스젠더다. 촬영 당일, 이들은 이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구도 미처 들여놓지 못한 자그마한 아파트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곳의 조명과 실내에 놓인 의자까지 사진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들과 작업하는 과정이 제일 즐거웠다. (두 번째 사진)

사진 속 연인이 나체인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떠한 의도가 있나? 화려한 옷과 짙은 화장 뒤에 숨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연인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 우리의 프로젝트가 인간 본연의 이야기라는 점을 더욱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무조건 나체사진을 찍으려고 하진 않았다. 촬영할 연인들의 기분과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며 카메라를 들었다.

결과물을 본 연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어땠나? 우리의 시선을 거쳐 표현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고 감동했다. 일상의 일부분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보내고 그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건 분명 특별한 경험이다.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건 우리에게도 큰 행운이었다. 촬영하는 시간에 우리를 자신들의 세계로 기꺼이 초대해준 연인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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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카메라로 만들어낸 사진이라는 결과물이 그걸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눈부신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사진가로서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건 멋진 특권이다.

다양한 사랑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사회가 ‘정상’이라고 규정한 관계만 당연하게 여겨왔다. 신체의 형태, 나이, 성별, 인종을 바라보는 어떠한 기준이 정해져 있었다. 사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동성애나 다른 인종 간의 사랑을 금기시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특정 존재에게 국한되어 있는 감정이 아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틀을 깨려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나? 물론이다. 다양한 존재를 포용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만난 연인들의 유대감이 자연스레 담긴 사진을 통해 세상에 얼마나 다채로운 사랑이 있는지 알리고 싶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스라엘을 넘어 다른 나라에 있는 연인들도 만날 생각이다.

당신이 믿는 사랑의 힘은 무엇인가? 사랑은 모든 경계를 초월하며 인류를 하나로 잇는 연결 고리가 되어준다. 그럴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랑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