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행보를 보이는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 환경에 진심을 다한 창립자 줄리안 베델(Julian Bedel)과의 인터뷰.

푸에기아 1833의 청담 매장을 돌아보니 인테리어 요소마다 브랜드 특유의 섬세한 감각이 보였습니다. 매장 내부 요소마다 브랜드를 경험할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제품은 물론 공간에서 느껴지는 디테일 또한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철학이 담겨있는지 궁금합니다.
푸에기아 1833은 향수 제조부터 매장(갤러리)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저의 예술가적 기질을 발휘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설치미술에 뿌리를 둔 브랜드로 모든 디테일은 제 기질들이 향수에 촘촘하게 녹아든 결과물이죠. 우리 매장(갤러리)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은 향수의 디테일이 잘 느껴지도록 도와줍니다.
브랜드의 철학을 이야기하니 요즘 많은 산업에서 주목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요즘 많은 뷰티 브랜드가 지속 가능성 경영을 지향하는데, 푸에기아 1833 또한 다양한 지속 가능 행보를 보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푸에기아 1833이 지속 가능성을 위해 지키고 있는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보편적인 주류 향수 산업에서는 합성 방부제와 염료, 호르몬 교란제 등의 유해 성분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푸에기아 1833은 이러한 유해 성분을 배제하고 제품을 생산하죠. 우리는 고객뿐 아니라 지구를 위해 더 안전한 생분해성 성분으로 향수를 제조합니다. 우리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유해 물질을 덜 사용하는 점에서 요즘 쟁점이 되는 지속 가능성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죠. 우리의 향수에 사용되는 많은 식물들은 현지에서 재배하고 증류되어 각 지역사회의 확장과 생물 다양성 보존을 돕습니다. 이러한 브랜드의 철학에 따라 우리는 추적 가능한 원료와 고객을 위한 최고의 투명성을 보장하면서 높은 수준의 지속 가능성을 충족하는 공급자와만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어요.

브랜드의 철학이 담긴 제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은데요. 매장을 경험해보고 가장 인상적인 라인이 ‘무스카라’였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타 향수 브랜드에도 일명 ‘살냄새 향수’라고 불리는 본연의 체취를 극대화하는 향수가 많지만 잔향이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다르게 발향되는 점이 독특한 매력으로 느껴지는데, 무스카라 라인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주실 수 있나요?
무스카라 라인은 식물성 사향을 사용한 단일 노트 제품입니다. 무스카라 라인의 시작은 예술과 과학의 관계성을 만들기 위한 연구 공간을 찾으면서 시작됐죠. 레오폴트 루지치카(Leopold Ružička)와 린다 B. 벅(Linda B. Buck)이라는 2명의 노벨상 수상자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머스크를 의사소통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는데요. 무스카라 라인, 특히 ‘무스카라 페로 제이’는 각자가 가진 고유의 향을 증폭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스카라 라인 외에도 푸에기아 1833의 모든 향수는 사용자마다 다른 향으로 느껴질 거예요. 수많은 자연 성분을 사용해 다층 구조를 이루는데, 우리는 사용자가 우리 향수의 마지막 재료라 생각하며 향수를 만듭니다. 각 사용자의 살갗에 향이 닿았을 때 각기 다른 향이 증폭되며 특별한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건 이 때문이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푸에기아 1833에선 바이올린으로 유명한 스트라디바리우스와의 협업을 진행한다고 들었는데, 이와 관련해 어떤 제품이 나올지 궁금해하는 향수 마니아들을 위해 살짝 알려주세요.
이번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크레모나(Cremona)의 바이올린 박물관과 협업해 진행해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은 17세기부터 이미 음악의 기술적 완성도를 갖췄고, 350년이 넘게 작곡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죠. 이 바이올린의 기술적, 예술적 우수성에 경의를 표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공기 중 향기를 분석하는 헤드 스페이스 기술을 토대로 바이올린의 나무에서 느껴지는 수지와 아로마뿐 아니라 바이올린 연주자와 연주 장소가 함께 느껴진다는 것을 알았을 땐 경탄할 수밖에 없었죠. 저에게 이 향수는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의 과학적인 완벽함 외에 지난 시간 동안 이어온 인간과의 상호작용 또한 느낄 수 있는 많은 영감을 준 프로젝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