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전국 곳곳의 카페 4.

서울, 사운드 프로바이더

‘대문자 I’로서 나만의 시간을 좋아하지만, 혼자 여행하다 보면 왠지 심심해지는 순간이 생길 것 같다. 이때 성수동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카페 겸 바 ‘사운드 프로바이더’를 찾아가려고 한다. ‘미니멀한 공간, 맥시멀한 사운드’를 지향하는 이곳은 계절과 장르 등을 주제로 한 플레이리스트를 주기적으로 선보인다. 커피나 술, 디저트만을 곁에 둔 채 음악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공간. 박찬욱이나 류이치 사카모토 등의 영화음악과 소설가가 사랑한 곡들을 들려주는 청음회, 뮤지션의 공연, DJ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되니 여행을 마무리한 이후에도 자주 들르고 싶다.

add 서울 성동구 뚝섬로7길 6 2층
instagram @soundprovider.seongsu

남해, 유즈노모레

남해 독일마을 아래, 한적한 시골 주택가에 있는 한 카페. 불가리아어로 ‘남쪽 바다’라는 뜻을 가진 ‘유즈노모레’는 불가리아 전통 디저트와 브런치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감자 퓌레와 남해 마늘로 감칠맛을 살린 불가리아의 고기 요리 ‘불독’을 꼭 먹어야 한다. 그리고 남해 유자를 올린 ‘유자 바클라바’ 역시 맛봐야 하고, 에스프레소 위에 크림을 풍성하게 올린 ‘유즈노크렘’까지 곁들이면… 비로소 완벽해진다. 작은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을 만끽하고, 카페 앞에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며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기 좋은 곳.

add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동부대로1030번길 104

instagram @_yuznomore

제주, 연화차


요가 수련 후에 마시는 차 한잔은 몸뿐 아니라 마음에 쌓인 피로까지 풀어낸다. 윗밤오름과 알밤오름 사이, 선흘리에 자리한 ‘연화차’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부부가 재료 수확부터 제다 작업까지 수작업 공정을 거쳐 만든 수제 차를 선보이는 티 하우스다. 도라지, 당근, 귤껍질 등 제주 자연에서 자라는 야생초를 직접 채취해 뜨거운 솥에서 아홉 번씩 찻잎을 덖고 말리는 방식을 거쳐 만드는 연화차의 수제 차에는 재료 본연이 지닌 복합적인 맛이 섬세하게 살아 있다. 다도 클래스를 통해 체질에 맞는 차를 추천받을 수 있어, 올겨울 즐겨 마실 만한 차를 새롭게 탐색해볼 계획이다.

add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46

instagram @yeonhwa.tea

광주, 코다

요즘은 어느 지역을 여행하든 커피 맛이 좋은 카페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더 까다로워진다. 향이 풍부한 커피, 비주얼과 맛 모두 훌륭한 디저트, 깔끔하면서도 감각이 돋보이는 공간 구성, 그리고 음악까지. 매 지역마다 궁극의 카페 하나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성을 다해 찾는데, 그 과정을 지나 광주에선 동명동에 자리한 코다를 만났다. 목재로 만든 거대한 문과 공간 곳곳에 불규칙하게 놓인 식물들이 매력적이라 생각했는데, 광주에서 커피 맛집으로 유명했던 메저린오피스를 만든 이들이 탄생시킨 카페라고 하니 커피 맛도 보장되겠다 싶다. 매달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인다는 점도 흥미롭고. 게다가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흔치 않은 카페라, 밤 산책을 하고 그냥 숙소로 가기엔 왠지 아쉬울 때 들러도 좋을 것 같다.

add 광주 동구 동명로14번길 9 1층
instagram @coda.pr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