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 전류 테라피는 피부 탄력이나 슬리밍 등 외형적인 변신을 넘어, 내면의 스트레스까지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늘 심신이 피로한 우리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노화를 늦추는 기적
서른다섯을 넘긴 해에 스스로 ‘저질 체력’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한때 각종 바이러스도 피해 가는 강인한 체력을 자랑했지만, 지나치게 자신만만했던 걸까? 면역력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기 싫다는 선배들의 말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 꾸준한 운동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겠지만, 언제나 시간은 부족하고 의욕은 바닥이었다. 이대로 괜찮을까, 덜컥 겁이 나던 차에 미세 전류 테라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를 추천한 사람은 한 뷰티 브랜드의 대표로, 미세 전류 테라피를 경험한 후 피부 탄력과 면역력, 스트레스 해소 효과까지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가 40대의 나이에도 늘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데다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믿을 수 있었다.
흔히 ‘전류’라고 하면 “몸에 안전한 거야?”라는 질문이 돌아온다. 이는 전자파나 고전압 전류로 혼동하는 오해 때문인데, 미세 전류는 이와 성질이 완전히 다른 매우 낮은 전류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오히려 신경과 근육의 전기적 신호를 자극해 회복을 촉진하는 원리로, 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증진해 세포의 재생을 돕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염증을 줄인다. 미세 전류 테라피가 갑자기 등장한 신문물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 시작은 1991년이다. 독일의 에르빈 네어(Erwin Neher)와 베르트 자크만(Bert Sakmann) 박사가 세포와 그 속의 이온 통로를 발견한 후 미세 전류를 활용한 다양한 물리치료법을 개발했다. 이후 미세 전류는 점차 뷰티와 에스테틱 분야에 도입되며 비침습적 관리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오늘날 큰 인기를 끄는 많은 뷰티 디바이스도 미세 전류 기능을 활용한다. “초기 미세 전류는 골절 치유, 통증 관리, 재활 등 물리치료 분야에서 활용해왔으나 2000년대 이후 기술이 더욱 정밀해지고 뷰티 산업이 발전하면서 미용 분야에 도입되었습니다. 미세 전류가 의료적으로 완전히 인정받기에는 아직 대규모 임상이 부족하지만, 뷰티 분야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뷰티 디바이스 ‘쎄라쥬’를 개발한 셀비전 기술팀 고은비 팀장은 미세 전류가 피붓결과 피부 톤 관리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짜릿한 90분의 전류 테라피
전문가들의 추천에 힘입어 미세 전류의 효과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에스테틱 ‘디프네 청담’을 방문했다. 전반적인 케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에디터에겐 90분간 보디와 페이스를 골고루 관리하는 프로그램이 처방되었다. 전후 변화를 확실히 비교하기 위해 인바디로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측정했다. 디프네 청담의 테라피스트이자 부원장인 유니는 “베드에 누워만 있었는데, 결과는 아주 드라마틱할 거예요. 놀라지 마세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하의 모두 탈의한 후 직사각형 전류판이 설치된 침대에 누웠다. 평소 스웨터에서 이는 정전기에도 깜짝 놀라는 터라 혹시 불편한 통증을 느낄까 걱정스러웠다. “디프네가 전달하는 미세 전류는 몸에 흐르는 전류와 유사해 아픔 없이 안전하게 에너지만 올립니다. 장비는 여러 종류의 파동과 1부터 10까지 바이브레이션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상태에 맞춰 진행할 수 있죠.” 일단 중간 강도인 5단계로 시작했다. 관리 원리는 간단하다. 테라피스트는 전류가 흐르는 기기판 위에 맨발로 올라서서 몸으로 전류를 받고, 손끝을 이용해 고객의 피부에 전류를 흘려보낸다. 손을 펴면 넓은 면적에 걸쳐 큰 근육을 이완하고, 손끝을 세우면 근육을 수축하는 수축과 이완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다. 그 어떤 최신 기계의 팁도 사람의 손보다 정교하지 않기에 더욱 세밀하고 정교한 케어가 가능했다. 또한 미세 전류의 파동 특성상 피부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고보습 수분 크림을 발라 촉촉한 피부로 거듭날 수 있다는 탁월한 이점도 있다.
부르르 미세하게 떨리는 기분 좋은 진동이 테라피스트의 손길을 따라 전해졌다. 사실 개인적으로 수기 마사지는 근육의 겉면을 푸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깊숙한 부분까지 케어하기엔 부족하다고 느껴왔다. 그 반면에 구석구석 자유자재로 흐르는 미세 전류는 상상보다 더 깊은 곳을 자극해 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근육의 크기나 굳어 있는 정도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강도를 조절하는 테라피스트 덕분에 굳은 승모근을 지나갈 땐 어깨춤을 추듯 어깨가 강하게 들썩였고 두 뺨을 쓸어올릴 땐 중력의 힘을 거슬러 광대뼈까지 승천하는 입꼬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의외로 두피 마사지였다. 최근 며칠간 스트레스로 머리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듯했는데, 목뒤부터 정수리까지 짜릿한 전류가 흐르니 머릿속 안개가 걷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발가락 끝과 손가락 끝을 미세하게 자극하는 구간에서는 처음으로 온몸에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세 전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줄고 신체가 더 잘 회복되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죠.” 유니 부원장은 산후우울증을 겪던 고객이 미세 전류 테라피를 경험하고 심신 안정에 큰 도움을 받았다는 실례를 들어줬다.
경험 후엔 이전과 같지 않으리
관리 도중에 손거울로 일차적으로 변화를 확인했다. 매끈한 광이 올라온 피부와 귀까지 착 달라붙은 양 볼을 두 눈으로 확인하며, 앞으로 미세 전류 테라피의 추종자가 될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모든 테라피에는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호하는 수기 마사지조차 오히려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피부가 더 민감해졌다는 사례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근육 활성도나 피부 타입이 다르기 때문에 괄사 마사지나 경락 마사지 같은 수기 관리에서는 각기 다른 물리적 힘이 들어가 원치 않는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 전류 테라피는 강한 피부 마찰 없이 미세 전류만 이용해 트리트먼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극히 드뭅니다.” 유니 부원장은 피부 진피와 표피의 콜라겐 구성, 유·수분 정도, 연령대, 고유의 면역력 편차에 따라 만족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9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최종적으로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인바디를 측정했다. 체지방률은 33.5에서 30.9로 확 낮아졌고, 골격근량은 24.8에서 25.9로 증가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즉각적이고 확실한 결과! 미세 전류와 함께라면 올해 결심한 다이어트와 면역력 증진 목표도 거뜬히 이룰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놀라운 변화는 외형뿐만이 아니었다. 테라피 후 체내 에너지가 충만해진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미세 전류는 면역 시스템을 자극하고 체내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피로가 쌓였을 때 혈액순환을 촉진해 에너지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미세 전류 테라피가 마치 뷰티 케어의 최상위 포식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다른 테라피와 마찬가지로 영구적 효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지속적 관리와 반복적 치료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디터가 미세 전류 테라피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이유는, 걱정스러운 부작용이나 통증 없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피부 탄력이나 슬리밍 등 외형적인 변신을 넘어, 내면의 스트레스까지 다룰 수 있다는 점은 늘 심신이 피로한 우리에게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다소 정체되어 있던 뷰티 케어 영역에 색다른 테라피가 등장하며 자신을 더욱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새해, 당신의 뷰티 영역을 확장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미세 전류의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