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가(Toga)의 디자이너 야스코 후루타(Yasuko Furuta)는 ‘포멀한 의복’에 대한 고민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아닐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졌습니다.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컬러 사진의 선구자, 윌리엄 이글스턴(Wiliam Eggleston)의 복장에서 찾았습니다. 종종 매듭짓지 않은 보타이를 목에 걸친 그의 모습을 보고 말이죠. 이는 정장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반항’이 단순히 캐주얼하게 입거나,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착용하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입니다.

디자이너의 고민을 대변하듯 셔츠와 보타이를 풀어 헤친 모델이 첫 번째로 런웨이 위에 등장했습니다. 이어 벨트로 한껏 허리를 조인 재킷과 과장된 칼라가 더해진 화이트 셔츠 등 포멀한 의복에 대한 토가의 신선한 시각이 선보여졌습니다. 또한 몇몇 재킷들은 완전히 뒤집어져 풀어 헤쳐지기도 했죠. 쇼 중반부 이후에는 러플 및 퍼, 플로럴 장식이 더해진 화려한 디자인 또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 눈 여겨봐야 할 스커트가 하나 있습니다. 야스코 후루타는 2017년에 선보인 토가 컬렉션에서 커다란 구멍이 뚫린 스커트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그 구멍들은 움직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지만, 그는 도발적인 표현을 하고 싶었던 거죠. 그는 2025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다시 탐구하며, 링 마이크로 스커트를 선보였습니다. 튜브처럼 커다란 링 모양 스커트 룩은 컬렉션 전체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