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VAGE_PROJECT







GRNPRDCT


FOR.U.SEOUL



oOSAKI


SNS 피드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룩이 넘쳐나고, 클릭 몇 번이면 전 세계 브랜드 제품이 문 앞까지 배송되는 시대. 그럼에도 Z세대는 ‘새 옷’보다 오래된 ‘빈티지’를 고른다. 더 비싸더라도, 더 구하기 어렵더라도, 그들은 기꺼이 과거로 향한다. 지금 빈티지를 입는다는 건 그 시대를 간접 체험하는 일이다. 1990년대 헬무트 랭의 룩을 걸치고, 2000년대 디올의 갈리아노 컬렉션을 꺼내 입는 건, 단순히 과거의 미니멀하고 드라마틱한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입는 게 아니라, 당시 패션이 가진 분위기를 지금의 감각으로 표현하는 일이다. 이들에게 빈티지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방식이자, ‘희소성’에 대한 욕망이다. 한정된 수량, 그 시절의 감성이 깃든 디자인, 그리고 옷에 담긴 이야기. 이 모든 게 빈티지를 ‘요즘’ 옷보다 더 가치 있게 만든다. 특히 누군가의 취향이 담긴 큐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빈티지 숍은 Z세대에 더없이 매력적인 공간이 된다. 단순히 오래된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시대별 아카이브를 선별하고, 그 안에서 동시대의 스타일을 발견한다. 서울의 빈티지 신에도 이런 흐름은 존재한다. 꼼데가르송을 중심으로 일본 브랜드의 1990~2000년대 제품에 집중하는 오사키(o0saki), 요즘 유행하는 스포티하면서도 레트로 무드를 덧입은 빈티지 스니커즈를 다루는 그린프로덕트(GrnPrdct), 판매 게시물을 디지털 콘텐츠로 승화해 구매욕을 자극하는 셀비지 프로젝트(Selvage Project), 마치 패션 책방처럼 감도 높은 서적과 브랜드의 아카이브에 대해 이야기하는 포유 서울(for.u.seoul)까지. 이런 공간에서 빈티지를 고른다는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큐레이션의 연장선이다. 새로움 대신 지속 가능한 ‘나만의 의미’를 선택하는 것. 빈티지 숍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트렌드에 대한 Z세대식 반항이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