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Splendide

바이올렛 컬러 팔레트, 설렘과 기회의 순간으로 수놓인 도쿄의 낮과 밤.

샤넬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바이올렛빛으로 물든 도쿄 타워 일루미네이션
샹스 오 스플렌디드 론칭 축하 칵테일파티 현장

지난 4월 9일, 이 놀라운 ‘기회의 향기’를 가장 먼저 만나기 위해 도쿄로 향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샤넬의 샹스 오 스플렌디드 론칭 이벤트에 참석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비가 온다던 날씨 예보와 달리 도쿄의 하늘은 푸르고 맑았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지났지만, 봄의 절정에서 바람결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첫날의 이 산뜻한 기분은 마치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황홀한 향기를 예감하는 듯했다.


다음 날인 10일 저녁에는 샹스 오 스플렌디드 론칭을 축하하는 파티가 마련되어 있었다. 행사장으로 향하던 중 도쿄 타워 앞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마주했다. 샤넬의 CC 로고, 그리고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바이올렛빛으로 물든 일루미네이션이 도심 하늘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던 것이다. 넋이 나갈 정도로 황홀경에 머문 그 광경을 평생 잊을 수 있을까? 행사장에 도착하자, 공간 전체가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키 컬러인 바이올렛과 달콤하고 싱그러운 프루티 플로럴 향기로 물들어 있었다. 칵테일을 마시며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기다리던 영상이 공개되었다. 샤넬의 글로벌 향수 & 뷰티 크리에이티브 리소스 디렉터, 토마 뒤 프레 드 생 모르(Thomas du Pré De Saint Maur)가 디렉팅하고, 영화감독 장-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가 연출을 맡았으며, 앙젤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캠페인 필름이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순간이었다. 바이올렛빛 거울 미로 속, 앙젤이 향수 보틀을 따라가는 환상적이고 유쾌한 여정을 담은 이 영상은 앙젤이 직접 작곡하고 부른 ‘A Little More’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짧은 시간에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핵심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했다. 기회를 향해 나아가고, 그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강렬한 메시지는 영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순간. 앙젤이 무대에 올라 이번 캠페인을 위해 작곡한 ‘A Little More’를 라이브로 최초 공개했다. 달콤하게 간질거리는 목소리, 살랑이는 몸짓, 그 모든 무드가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대담하고 찬란한 에너지를 오감으로 전해주었다. 그야말로 앙젤이 이 향수의 얼굴임을 완벽히 증명해 보인 무대였다. 도쿄 전체가 바이올렛빛으로 황홀하게 물든 밤. 향기와 이미지, 감정이 하나로 어우러진 그 순간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프렌치 팝 아티스트 앙젤의 무대
샹스 오 스플렌디드 도쿄 이벤트 행사장 전경

 

이 눈부신 봄에 마음껏 누린 바이올렛빛 향기는 항상 그 자리에서 온화하게 반짝일 것이고, 향기를 맡을 때마다 떠오를 테니까. 기회는 늘 곁에 있고, 이 향기는 그것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이 봄 같은 향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랄 뿐이다.

 

거울 미로처럼 구현한 체험 존
행사장 초입에 위치한 거대한 샹스 오 스플렌디드

황홀한 밤이 지나고, 다음 날 도쿄의 하늘은 조금 흐려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가볍고 산뜻했다. 바이올렛빛 향기가 남긴 기분 좋은 여운이 도시에 잔잔히 퍼져 있는 듯했다. 개운한 마음을 간직한 채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메인 행사장이 위치한 시나가와(品川)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역시나 공간을 가득 채운 바이올렛의 에너지였다. 행사장은 향수가 지닌 다양한 면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번째 체험 존은 공을 던져 ‘샹스’의 과녁을 맞히는 게임. 공이 과녁에 맞아 ‘Eau de Splendide’ 면이 펼쳐지면 성공인데, 그 과정 자체가 마치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행위처럼 느껴졌다. 이어지는 공간에는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메인 향조인 플로럴, 프루티, 우드 노트의 이미지가 세 번 연속으로 나타나면 당첨되는 룰렛 머신, 캠페인 필름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바이올렛 거울 미로도 마련돼 있었다. 이 모든 체험을 통해 향이 전하는 메시지를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샹스 오 스플렌디드는 그렇게 향으로, 공간으로, 그리고 순간의 감정으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모든 체험이 끝난 뒤, 샤넬 하우스의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Olivier Polge)가 새로운 향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고대하던 순간이라 맨 앞자리를 지키며 그의 향 철학에 집중했다. 그는 샹스 오 스플렌디드가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는지를 아주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설명했다. 신비롭고 경쾌한 이 향기의 핵심은 라즈베리 어코드, 로즈 제라늄, 시더우드, 머스크의 조합. 그중에서도 로즈 제라늄은 샤넬의 전용 농장 그라스에서 자체 재배한 원료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고 전했다. 수많은 과일 중 왜 하필 라즈베리를 선택했는지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그는 “라즈베리는 장미를 연상시키는 과일”이라 말했고, 그 짧고 명확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샹스 오 스플렌디드는 그 말처럼 통통 튀면서도 세련된 향기를 전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그는 조향사로서 품은 고민과 그 고민을 돌파해온 과정을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샹스 라인의 기존 컬렉션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새로움을 구현해야 하기에, 향료부터 기존과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접근했다는 점, 그리고 향수가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시각화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상상과 해석의 여지를 열어둔다는 말도 인상 깊었다. 그의 말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샹스 컬렉션이 어째서 이토록 감성적으로 완성될 수 있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향기로운 철학’처럼 들렸다.


모든 이벤트가 끝난 뒤, 에디터는 도쿄의 골목골목을 샹스 오 스플렌디드와 함께 걸었다. 그 향이 지닌 힘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오롯이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금 흐린 날씨였지만, 보랏빛 보틀이 손에 들리는 순간 묘하게 주변이 환해졌다. 어딘지 모르게 경쾌해지고, 공기마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이 오묘한 색 때문인지, 상쾌한 향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 작은 향수 한 병이 회색빛 도시를,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향기를 맡고 있는 순간에는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을 자신감이 생겼다. 이것이 향의 힘이다. 단정적인 언어로 고정할 수 없지만 확신을 가지게 되는 무언의 영역. 논리로 설명할 수 없고, 말로도 다 담기 어렵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선명하게 와닿는 것. 향기는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감정이지만 동시에 모두에게 닿는 언어다. 샹스 오 스플렌디드를 경험한 사람이 1백 명이라면, 1백 가지 감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향기가 전하고자 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에는 모두가 공감하게 될 것이다. 기회를 잡고, 쟁취하며, 움직이라는 것. 기회가 기회인지 모른 채 삶을 내버려두지 말 것.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며 어느 순간 활짝 피워낸 삶이라는 봄을 무한히 즐길 것. 그런 의미에서 샹스 오 스플렌디드는 에디터에게 언제나 봄 그 자체일 것이다. 이 눈부신 봄에 마음껏 누린 바이올렛빛 향기는 항상 그 자리에서 온화하게 반짝일 것이고, 향기를 맡을 때마다 떠오를 테니까. 기회는 늘 곁에 있고, 이 향기는 그것을 조용히 일깨워준다. 이 봄 같은 향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바랄 뿐이다.

 

샹스 오 스플렌디드의 모델 앙젤
앙젤의 경쾌한 에너지가 느껴지는 샹스 오 스플렌디드 메인 캠페인 비주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