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은 무대가 되고 관객은 하늘이 됩니다. 2019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예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오페라 퍼포먼스 ‘선앤씨(Sun & Sea)’가 탬버린즈 단독 초청으로 서울에서 공연을 펼칩니다.

‘선앤씨(Sun & Sea)’는 리투아니아 출신 아티스트 루길레 바르즈쥬카이테, 바이바 그라이니테, 리나 라펠리테 세 명이 공동 창작한 오페라 퍼포먼스 작품입니다. 실내에 조성된 거대한 해변은 실제 공간을 방불케 할 만큼 정교하게 재현되어 있으며, 실제로 무대 위에는 수 톤의 모래가 깔리죠. 해변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대화를 나누며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들. 이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음악과 함께 흘러가고, 관객들은 위층 객석에서 이 장면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마치 하늘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신처럼요.

‘선앤씨’는 단순히 휴양 풍경을 재현한 작품이 아닙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묘한 불편함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죠. 작품에는 환경 위기와 인간의 무관심, 그리고 현대인의 소비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휴양객들은 태양 아래 누워 느긋한 하루를 보내며 노래를 부르지만 그 가사에는 산호초의 백화(白化), 해수면 상승, 쓰레기로 오염된 바다와 같은 지구의 경고가 녹아 있습니다.

또한 해변에서 나누는 인물들의 대화는 일상의 소소한 고민에 머무르며, 정작 환경 파괴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는 지구가 병들어가는 동안에도 인간은 이 사실을 외면하거나 인지조차 하지 못한 채 일상을 살아간다는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관객의 시점 역시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관람객들은 공연을 앞이 아닌 위에서 내려다보게 되는데, 이는 신이 되어 인간과 자연을 객관적으로 보게 만듭니다.

향수 브랜드 탬버린즈의 단독 초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은 6월 20일부터 24일까지 단 5일간 성수동에서 진행되는데요. 예매는 5월 26일. 탬버린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오픈 예정입니다. 탬버린즈가 선사하는 경험의 가치,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귀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