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 Moon Sun

저는 늘 ‘세상에 없고,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편안함이 가장 큰 사치이자 위로가 되는 시대에 화려한 기능이나 유행보다도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장 편안한 순간’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제품이 진정한 럭셔리라고 믿습니다.

#TALITHA KOUM #CONTEMPORARY BEAUTY #FIND STRENGTH IN SENSITIVITY #SAFE AND EFFECTIVE

 

본인의 유전성 켈로이드가 브랜드 창립의 계기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경험이 탈리다쿰을 시작하게 만든 결정적 모먼트였나요? 저는 유전성 켈로이드와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만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약에 의존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제게 피부는 오랜 시간 트라우마이자 가장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었어요. 그러는 동안 마음속에 이런 바람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나도 단지 치료 목적이 아닌 아름다운 무언가를 쓰고 싶다.’ 효능이 뛰어난 건 기본이고 그 제품이 주는 감각과 위로까지 포함된, 진짜 나를 위한 화장품 말이에요. 하지만 이를 찾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내세우는 문구는 감동적인데, 실제로는 아무 효과가 없는 제품들을 접하며 소비자로서 느끼는 실망감과 피로감이 점점 커졌고, 결국엔 ‘내가 꼭 필요한 걸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죠.

어쩌면 스스로의 절실함에서 비롯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처럼 피부 때문에 두려움을 느끼고, 반복적으로 실패를 겪은 분들에게 “이건 정말 안심하고 써도 괜찮아요. 그리고 분명히 효과도 느껴질 거예요”라고 당당히 말해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와 제 가족이 매일 쓰는 제품이기에 누구보다 철저하게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사용하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과 감성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스킨케어 원료로는 다소 생소한 흰민들레(Taraxacum coreanum)를 선택했습니다. 이 식물이 피부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 핵심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년 시절부터 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받아 먹어왔는데, 임신한 후에는 약을 복용할 수도 바를 수도 없었어요. 그러다 엄마가 흰민들레 즙을 권했고, 그걸 먹으면서 점차 차도를 보였습니다. 이후 직접 농원에서 원료를 받아 무작정 연구실을 찾아갔습니다. 저는 의심이 많은 성격이고, 효과가 확실하지 않으면 제품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시중에 등록되어 편하게 사용하고 선택할 수 있는 원료도 많아 굳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칠 이유도 없었죠. 하지만 흰민들레의 탁월한 효과를 확인하니 절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뛰어난 항염 및 항산화 작용, 피부 재생 촉진 효능은 물론이고, 독자적 유효 성분 조합이 피부 문제의 원인에 작용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피부 환경 자체를 건강하게 개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죠. 그렇게 최초로 흰민들레를 화장품 원료로 등록하며 국내와 미국에 특허를 냈고, 식물 과학 기반의 고기능 성분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게 되었습니다.

‘탈리다쿰’은 히브리어로 ‘소녀여, 일어나라’라는 뜻입니다. 독특한 브랜드명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테죠? 이 이름을 처음 마주했을 때 단순히 누군가를 일으켜 세운다는 의미를 넘어 내면의 생기와 순수함을 다시 깨운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저는 나이나 성별을 막론하고 화장품을 대할 때만큼은 누구나 소년과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간다고 믿습니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보고 싶은 마음으로 가장 순수하게 ‘나’를 바라보는 순간의 감정이죠. 그래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화장품은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가장 건강한 화장품이라는 생각으로 아주 본질적이고, 안전하고, 순수한 방향을 향해 있습니다.

제품을 구상하거나 개발할 때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저는 늘 ‘세상에 없고,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 편안함이 가장 큰 사치이자 위로가 되는 시대에 화려한 기능이나 유행보다도 고객에게 꼭 필요한 ‘가장 편안한 순간’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제품이 진정한 럭셔리라고 믿습니다. 계절, 피부 컨디션, 특정한 감정이 일 때 이 제품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죠. 결국 정답은 아주 사소한 불편이나 감각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지속 가능성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환경’이라는 주제를 어느 날 갑자기 주목한 건 아닙니다.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이걸 다 쓰지도 않았는데 또 사야 하나?’, ‘이 용기는 분리배출이 될까?’ 하는 일상적인 의문을 품은 것이 그 시작이었죠. 여기에 한 가지 더, 아이의 탄생 때문입니다. 이 아이가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이면 좋겠다는 바람은 소비의 방식, 제품을 만드는 방식, 삶의 방식까지 돌아보게 만들었고, 그 마음이 자연스럽게 탈리다쿰의 철학이 되었습니다. 탈리다쿰은 단순히 ‘착한 브랜드’라는 말을 듣기보다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실현한다는 믿음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품 하나하나를 만들 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제품의 가짓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내용물을 끝까지 쓸 수 있는 용기 구조, 단일 소재를 사용해 재활용이 쉬운 디자인을 적용합니다. 또 비건 인증을 받은 원료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제품 판매 수익 일부를 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기부합니다. 최근에는 생분해성 소재 패키지 도입도 준비 중이죠. 소비자가 선택해 버리게 되는 순간까지, 죄책감 없는 소비가 가능하도록 하려 합니다.

탈리다쿰은 단순히 ‘착한 브랜드’라는 말을 듣기보다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실현한다는 믿음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품 하나하나를 만들 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방식을 고민합니다.

HM+Barrier™ 화이트 단델리온 에센스 수 100ml, 4만2천원/160ml, 6만2천원.

현예슬 작가와 협업한 업사이클링 빅 백부터 일러스트레이터 살랭과 함께 만든 스카프 에디션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콜라보레이션 굿즈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까지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탈리다쿰이 추구하는 ‘뷰티’는 단순히 피부에 바르는 제품 그 이상이기에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감성을 소비자들이 삶의 여러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 하나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에 담긴 세계관과 가치를 함께 소비한다고 생각합니다. 탈리다쿰의 굿즈들을 통해 ‘식물 과학 기반의 건강한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 나를 돌보는 일상의 작은 여유 같은 정서를 전하려 합니다.

글로벌 경매 플랫폼 ‘주피터’의 협업 행사를 비롯해 지난 한 해 동안 수많은 프로젝트를 소화했습니다. 그중에서 탈리다쿰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강렬하게 담아낸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연 국내 포시즌스 호텔과 함께한 협업입니다. 단순히 제품이 비치되거나 판매되는 수준을 넘어 식음료와 디저트, 칵테일, 플라워 숍 등 전방위적 카테고리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녹여보는 입체적인 협업이었죠. 그 덕분에 포시즌스라는 공간에서 탈리다쿰의 철학과 감성을 온전히 보여주며 고객에게는 하루의 여유와 휴식, 나를 돌보는 감각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탈리다쿰이 ‘화장품 그 이상의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달까요? 저희 팀에도, 브랜드로서도,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K-뷰티 시장에서 탈리다쿰이 차지하는 독보적인 포지션은 무엇일까요? K-뷰티는 빠르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시장입니다. 하지만 탈리다쿰은 그 흐름과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확장하기보다는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브랜드를 쌓아가는 데 집중합니다. 마케팅이나 전략적 포지셔닝보다도 좋은 제품을 향한 진심과 확고한 집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느리고 규모도 작아 보일 수 있지만, 10년 뒤에 ‘이런 브랜드도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날이 오길 바라며, 하루하루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립큐어 밤 6g, 2만5천원.
HM+Barrier™ 멀티 밤 9g, 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