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한 드로잉과 감성적 서사를 담은 정유미 감독의 신작 <안경>이 제78회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유미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안경>이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La Semaine de la Critique) 단편 경쟁 부분에 공식 초청되었습니다. 해당 작품은 디자이너 브랜드 김해김(Kimhēki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인태와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영화 속 주인공이 김해김을 대표하는 진주 장식 안경과 리본 플랫 슈즈, 양말 등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정유미 감독의 작품이 칸에 초청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는 2009년 <먼지아이>를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죠. 또 2013년에는 <연애놀이>로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그랑프리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안경>은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단 하나의 한국 영화이기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고요.

대학시절 순수미술을 전공한 정유미 감독은 연필 드로잉을 기반으로 짧은 애니메이션을 완성하는 작업 방식을 고수합니다. 한 작품에만 1~2년씩 투자하죠. 주로 집, 그림자, 안경 등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자아와 내면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신작 <안경> 역시 자신의 내면의 그림자와 마주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되는 심리적 여정을 그렸는데요. 억눌린 감정과 기억을 은유적으로 풀어내, ‘그림자와의 화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절제된 연출과 세밀한 연필 드로잉으로 전달합니다.
한편, <안경>이 초청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SRAC)가 주관하는 부문으로, 새로운 영화 언어와 실험적 시도를 보여주는 감독의 작품을 발굴해온 칸영화제의 전통 깊은 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