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맨즈웨어의 틀을 해체하고, 남성복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한 2026 S/S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에서 눈여겨봐야 할 컬렉션 하이라이트를 소개합니다.
Prada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프라다(Prada)는 전통적인 남성복이 가진 남성성을 해체하고, 이를 부드럽게 재해석했습니다. 아찔한 길이의 쇼트와 스키니한 핏의 트랙 팬츠는 머지않아 다가올 새로운 팬츠 트렌드를 예고했죠. 특히, 화분을 뒤집은 듯한 라탄 소재의 헤드피스는 런웨이 위의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Dolce&Gabbana






‘파자마 보이즈(PYJAMA BOYS)’라는 테마로 풀어낸 이번 시즌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넉넉한 실루엣과 가벼운 소재의 파자마를 일상복으로 전환시켜 인도어와 아웃도어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뉴트럴 컬러와 구겨진 듯한 소재, 핀 스트라이프 패턴 등 여러 요소가 더해진 파자마에 볼드한 액세서리를 더해 상반되는 두 스타일의 조화를 제안했죠.
Emporio Armani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컬렉션은 에스닉한 무드의 하렘 팬츠, 여유로운 실루엣의 튜닉, 모로코풍 패턴의 향연이었는데요. 포토그래퍼 알도 팔라이가 90년대 모로코에서 촬영했던 하우스의 이전 캠페인을 상기시켰습니다. 사막의 익스플로러로 변신한 EA7 라인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을 보는 듯했죠. 한편, 90살의 마에스트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건강상의 이유로 피날레에 참석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SETCHU






2023 LVMH 프라이즈 우승자인 사토시 쿠와타(Satoshi Kuwata)의 셋추(Setchu)는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 여행에서의 경험을 컬렉션으로 풀어냈습니다. ‘혼합’을 의미하는 브랜드명처럼, 야자수를 연상케 하는 전통 공예법과 유려한 드레이핑을 엮어냈죠. 셔츠와 재킷 등 기존의 아이템들은 그의 손길 끝에서 해체되고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되었습니다.
PDF






도메니코 포르미체티(Domenico Michetti)의 PDF는 ‘FREE-DOM’을 향해 포효했습니다. 감옥 안의 죄수를 연상케 하는 연출뿐만 아니라 모델들의 틀에 박히지 않은 워킹은 억압된 내면으로부터의 자유와 분출을 드러냈죠. 신체의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오버사이즈의 아이템과 한껏 내려 입어 바지를 부여잡은 새깅 스타일은 2025년 뉴 쿨-키즈의 등장을 알렸습니다.
PRONOUNCE






프로나운스(Pronounce)를 전개하고 있는 디자이너 유산 리와 쥔 저우는 이번 컬렉션을 하늘 위로 띄워 보냈습니다. 중국 전통의 ‘연(Kite)’에서 영감받아 제작된 룩은 움직임에 따라 흐르는 듯한 실키한 패브릭의 드레이핑이 도드라졌는데요. 특히, 스카프처럼 묶어 연출한 칼라는 정제된 젠더리스 룩의 미학을 드러냈습니다.
Paul Smith






밀란패션위크에서 첫 데뷔 컬렉션을 가진 폴 스미스(Paul Smith)는 2026 S/S 컬렉션에서 개인적인 여행의 경험을 되짚는 여정을 떠났습니다. 폴 스미스가 여행 중 발견했던 색감, 프린팅, 텍스처를 구현해 느긋하면서도 세련된 컬렉션을 구성했죠. 핑크, 라임, 오렌지 등 폴 스미스만의 생기 넘치고 활기찬 컬러 팔레트는 이번에도 쾌활한 에너지를 불어넣었습니다.
Saul Nash






사울 내쉬(Saul Nash)는 ‘껴안는(Embrace)’ 행위에 초점을 맞춰 컬렉션을 펼쳤습니다. 허리와 가슴을 껴안는 듯한 프린팅과 보디콘셔스 실루엣의 톱은 해당 테마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이었는데요. 신체를 과감하면서도 은밀하게 드러내는 컷아웃 디테일과 찰랑이는 소재감으로 남성의 관능미를 돋보이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