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0일 공개 직후부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10일 이상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어떤 작품인지부터 알고 보면 더 재밌는 감상 포인트까지 정리했습니다.

팬들의 영혼을 놓고 전쟁하는 케이팝 슈퍼스타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줄거리는 케이팝 슈퍼스타이자 악령 사냥꾼인 걸 그룹 ‘헌트릭스’와 치명적인 매력의 보이 그룹으로 위장한 악령 ‘사자보이즈’의 대결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노래와 퍼포먼스로 전 세계 팬들의 영혼을 빼앗고 또 지키려는 이들이 부딪히는 것이죠. 그런데 헌트릭스의 리더이자 메인 보컬인 ‘루미’는 강인한 헌터임에도 어째서인지 영 힘을 쓰지 못합니다. 사실 그는 자신처럼 헌터이자 아이돌이었던 어머니와 악령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자신의 혈통을 끊어내고자 더 퇴마에 매진해 왔는데요. 사자보이즈 멤버인 ‘진우’의 사연을 듣고 그와 가까워지면서, ‘악령은 무조건 자비 없이 처단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흔들리는 것을 느낍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임무와 정체성·가치관의 혼란, 그리고 그 사이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로맨스까지 볼거리가 다양한 작품입니다.

한국 문화의 철저한 고증

한국인이라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더 재밌게 볼 수 밖에 없는 이유, 바로 영화 곳곳에 한국 문화가 지극히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무당 팔자와 연예인 팔자는 한 끗 차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착안한 듯 헌트릭스의 조상은 먼 옛날 무당이었던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 작품을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굿이 최초의 콘서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또 사자보이즈의 이름은 ‘저승사자’에서 따온 것으로, 극 후반부에서는 아예 저승사자 콘셉트로 무대를 꾸미기도 합니다.

루미와 진우 사이에서 편지를 전달하는 정령은 우리 민화 속 호랑이와 까치를 닮았죠. 그밖에 컵라면과 과자 등 한국 음식부터 남산 타워, 목욕탕, 한의원 등 랜드마크와 일상 풍경까지 세세한 묘사도 인상적입니다.

A부터 Z까지, ‘진짜 케이팝’

케이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만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도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8위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죠.

모든 사운드트랙이 케이팝 특유의 곡 전개 방식과 정서를 충실하게 살렸다는 이야기와 함께 전반적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진정한 케이팝다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 더블랙 레이블 및 테디와 협업한 것으로 알려졌죠. 트와이스(TWICE)도 이 영화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정연, 지효, 채영이 헌트릭스의 ‘Takedown’을 가창했고, 기존 발매 곡인 ‘Strategy’도 사운드트랙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무 또한 케이팝을 이루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인 만큼, 리정 등 유명 케이팝 안무가가 작업했죠.

아울러 사자보이즈가 청량한 느낌의 ‘Soda Pop’이라는 곡으로 데뷔해 관능적이고 강렬한 ‘Your Idol’로 컴백해 인기의 정점을 찍는다는 묘사 등도 대단히 ‘케이팝다운’ 디테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단순한 스타의 이야기를 넘어, 케이팝이라는 장르에 담긴 정서를 영화로 표현하고자 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이팝에 한 번이라도 심장이 뛰어본 적 있다면 이 작품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