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공간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홈 파티>)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면서도 다정하게 포착해온 소설가 김애란이 다섯 번째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로 돌아왔다. 이번 소설집에서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한 인물의 삶이 고스란히 스며든 총체적 장소로 그려진다. 집주인의 여유가 엿보이는 우아한 공간(<홈 파티>), 떠날 준비가 필요한 전셋집(<좋은 이유>), 퇴사 후 모은 돈을 모두 들여 연 책방(<레몬케이크>)까지. ‘나’로 살아온 삶의 테두리를 넘어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