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를 위해 유니클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깊은 연구와 도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처음 문을 연 영국 리젠트 스트리트 유니클로 매장 내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니클로 타운엔진 매장 내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모두에게 더 나은 일상을 선사하는 라이프웨어를 만든다’는 철학을 가진 유니클로. 지난 6월, 환경의 달을 맞아 유니클로 코리아는 어린이 아동복지 전문 기관인 초록우산과 함께 옷의 선순환을 장려하는 ‘헌 옷 기부 인증 이벤트’를 진행했다. 전국 유니클로 매장에 설치된 ‘리유니클로(RE.UNIQLO) 의류 수거함’에 입지 않는 유니클로 의류를 기부하고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유니클로 리유저블백을 증정하는 것이었다. 같은 달, 자선 티셔츠 프로젝트인 ‘모두를 위한 평화(PEACE FOR ALL)’의 새로운 티셔츠를 출시했고, 해당 티셔츠 판매 수익의 전액을 유엔난민기구(UNHCR)와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 등 국제 인도주의 단체에 기부했다. 일상에서 합리적인 가격대 구매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그 모습은 유니클로의 단편일 뿐이었다. 새로운 발견에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로 유니클로 일본 본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유니클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다.

유니클로 동성로점에 위치한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서울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유니클로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옷의 선순환을 위한 ‘리유니클로’를 본격적인 활동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그 발단은 시간을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유니클로는 1990년대 후반, 일본에서 인기였던 후리스 제품의 순환성에 대해 고민했다. 비즈니스의 단계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낡은 옷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더 나아간 것. 당시 브랜드는 사용하지 않는 후리스를 수거해 단열재와 방음재로 활용했다. 이것이 ‘리유니클로’의 시초다. 2006년부터는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것을 목표로 전 제품을 재활용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2020년, ‘리유니클로’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했고, 동시에 유니클로 최초의 재활용 제품인 ‘리사이클 다운 재킷’을 공개했다.


리유니클로 이니셔티브의 중심에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RE.UNIQLO STUDIO)’가 있다. 제품의 선순환을 통해 옷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간으로, 제품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수선 및 자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래 입고 싶은 제품의 헤진 부분이나 구멍 난 부분, 찢어진 부분 등을 고쳐 입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그 시초는 2021년 8월에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니클로 타운엔진(Tauentzien) 매장에서 고객과 직원이 개최한 의류 업사이클링 워크숍이다.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2022년 영국 리젠트 스트리트 매장에 처음으로 공식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론칭했으며, 2025년 4월 기준 22개 국가의 59개 매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니클로 롯데월드몰점 안에 국내 첫 번째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만들었으며, 올해 5월에 문을 연 유니클로 동성로점에서도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만날 수 있다.

도쿄에 위치한 세타가야 치토세다이 매장 내 ‘중고 의류 프로젝트’ 공간

유니클로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의 높은 반응에 힘을 얻어 새롭게 ‘중고 의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리유니클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일본 전역 매장에서 수거하고 선별한 옷을 세탁 및 재염색한 뒤, 새로운 가치를 더해 판매한다. 2023년 10월, 유니클로 하라주쿠 매장(UNIQLO HARAJUKU)에서 12일간 팝업 매장을 열었던 것이 그 시작. 유니클로 파크 요코하마 베이사이드(UNIQLO PARK Yokohama Bayside), 텐진(TENJIN), 세타가야 치토세다이(Setagaya Chitosedai), 마에바시 미나미(Maebashi Minami) IC 매장에서도 중고 의류 시범 판매를 진행했다.

‘중고 의류 프로젝트’ 제품은 기존 유니클로 제품 평균 금액의 40% 정도로 책정된다.

나는 한국에 없는 유니클로 ‘중고 의류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도쿄에 위치한 세타가야 치토세다이점을 방문했다. 이 매장은 리유니클로 스튜디오 옆에 ‘중고 의류 프로젝트’ 전용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실제로 보니, 기존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컬러와 디자인의 제품이 많았다. 핏도 모두 달랐다. 온전히 나에게 꼭 맞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는 보물창고를 발견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