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K-ART의 새로운 얼굴과 그 속에 깃든 역동성을 조명하는 ‘키아프 하이라이트(Kiaf HIGHLIGHTS)’. 올해는 수백 명의 작가와 수천 점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울림과 가능성을 지닌 10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작가 고유의 예술적 사유와 시대성을 동시에 담아낸 그들의 작품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동시대 예술의 방향을 말해주고 있죠. 마리끌레르가 담아낸 그 영광의 주인공, 작가 김아라, 김정인, 그리고 무나씨의 작품 세계를 지금 만나보세요.
김아라
서울 강남구,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한 타일 건물 하나. 1988년에 지어진 이 오래된 건물 안에서 김아라 작가는 전통 건축을 동시대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전통 건축을 ‘의지의 대상’이라고 표현한 그는 직접 발로 뛰며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죠. 목재와 짜맞춤, 그 속에서 생겨나는 여백들은 단순한 빈틈을 넘어 전통 건축이 숨을 쉬는 자리이자 사라진 시간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정인
작업실 앞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친 김정인 작가는 유쾌한 태도로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평소에는 K-발라드를 틀어두고 따라 부른다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이죠. 그러나 이러한 첫인상은 그가 작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묵직한 메시지와는 거리가 멉니다. “이해되는 순간 지배가 시작된다.”라는 말과 함께 일상 속 당연시 여겨지는 ‘권력’에 대해 날카롭게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연극이 끝난 무대 위 모두가 손을 잡고 별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의 삶에서도 서로가 연결되는 순간을 작가는 소망해 봅니다.
무나씨
무나씨 작가는 스스로를 ‘사람의 마음을 탐구하는 작가’라고 소개합니다. 오직 흑과 백, 그리고 여백으로 이루어진 그의 그림에는 얼굴도, 나이도, 성별도 알 수 없는 모호한 인물이 등장하죠. 같은 작품을 두고도 관객마다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도 그의 작품이 가진 매력입니다. 결국 무나씨 그림은 각자의 마음속 풍경을 비추는 거울처럼 우리 안에 숨어 있던 감정을 마주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