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한국 첫 개인전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무너진 뒤에 남는 것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상상의 종말 VI’, 482×420×260cm, 2024,
유기적 디지털 생태계의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유기물·무기물·인공물·기계 생성 물질이 층층이 결합된 복합체.
작가 제공, 사진: Jörg Baumann

인류가 직면한 현재와 미래의 위기 속에서 다양한 생명체는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는 이 질문에 오랫동안 천착해왔다.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는 대표작 ‘상상의 종말’을 중심으로 붕괴와 진화, 재생의 순환 속에 놓인 세계를 그린다.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관객이 마주하는 건 콘크리트 골조가 노출된 아트선재센터 건물과 흙더미로 봉쇄된 출입구다. 작가는 전시장 내부의 온습도 조절 장치까지 멈추며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었고, 그 사이로 자연의 빛과 바람이 스며드는 미술관은 하나의 작품이 된다. 전시 공간을 나서는 관객은 믿어온 체계와 질서가 무너진 뒤에 남는 것에 대해 함께 상상하게 된다.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엘 핀 데 라 이마히나시온 III(상상의 종말 III)’, 95×160×160cm, 2024,
기생 구조물이 부착된 NASA의 ‘R5’ 발키리 안드로이드 재현 및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를 축소 재현.
작가 제공, 사진: Jörg Baumann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

2025년 9월 3일~2026년 2월 1일

아트선재센터(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