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등 세계 무대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모스크바 패션 위크(Moscow Fashion Week). 전통과 혁신, 쿠튀르와 스트리트가 공존하는 러시아 패션 신의 하이라이트를 모았습니다.
패션 월드는 더 이상 4대 패션 도시에만 머무르지 않는 모습입니다. 지난 8월 말 개최된 모스크바 패션 위크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터키, 스페인,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했기 때문이죠. 러시아 패션 협회는 러시아 패션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신진 디자이너들을 위해 무료로 쇼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즌 런웨이는 야 나 베스파밀나야(Yana Besfamilnaya), 루반(Ruban), 가파노비치(Gapanovich) 등 개성 넘치는 디자이너들의 룩으로 가득했습니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던 6일간의 대장정 속 에디터의 눈길을 사로잡은 컬렉션을 만나보세요.





루반(Ruban)
러시아 패션 신을 대표하는 루반(Ruban)은 자매 듀오 알리사 루반(Alisa Ruban)과 줄리아 루반(Julia Ruban)이 2010년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스타일리스트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들은 자신만의 무드를 담아 이미지를 풀어내는 데 능한데요. 이 감각을 토대로 페미닌한 무드와 실험적인 디테일을 결합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습니다. 이번 2026 S/S 시즌, 루반은 오간자, 실크, 울 등 섬세한 원단을 레이어링해 가볍고 입체적인 실루엣을 선보였습니다. 디자이너 알리사 루반은 이번 컬렉션을 “현실에서 살짝 벗어나 햇살 가득한 나날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아가는 여인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베뉴 또한 특별했는데요. 러시아 문학의 상징인 작가 톨스토이의 하우스 뮤지엄과 어우러진 쇼는 여유롭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자자(ZA_ZA)
대담한 색채와 실험적인 실루엣으로 이름을 알린 상트페테르부르크 브랜드, 자자(ZA_ZA).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코랴키나(Alexandra Koryakina)는 정교한 테일러링과 과감한 해체주의적 접근을 통해 브랜드만의 언어를 구축해 오고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 역시 그 철학을 고스란히 이어갑니다. 인간 내면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것일까요? 플로럴과 보태니컬 아플리케와 구조적인 레이어링이 컬렉션 전반을 채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쿠튀르 컬렉션을 방불케 하는 대담함에 눈을 뗄 수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