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창작의 가치와 그 정체성이 흔들리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영화 ‘제로’가 AI 영화제에서 4관왕을 거머쥐며, ‘AI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의 현재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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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는 인간 작가가 AI 소설가 ‘제로’에게 문학적 영예를 빼앗기고, 그 개발자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오동하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오징어 게임’에서 유리공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상희가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영화는 실사와 AI 영상 기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제작되었는데요. AI에게 역할을 빼앗긴 인간에 관한 스토리를 담은 이 영화 또한 AI를 활용해 제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롭죠.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우아하게 춤추는 베라’는 입력된 프롬프트를 통해 AI가 출력해낸 결과물로, 세 개의 팔을 가진 무용수가 등장하는 장면으로 완성되는데요. 인간의 사고를 닮아 자유로우면서도 불안정한 AI의 상상력과 기술이 드러나는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혔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제로’는 베스트 하이브리드 AI 필름상, 감독상, 각본상, 베스트 드라마상을 포함해 4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작품은 “AI의 활용이 기술적 과시를 넘어 감정의 깊이를 전했다”라는 평과 함께, 인간 창작자와 인공지능의 공존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졌죠.

AI와 예술의 만남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커다란 흐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Open AI의 ‘Sora’는 몇 줄의 문장만으로도 단편 영상을 생성하는 혁신적인 모델로, AI 영상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완벽하지는 않지만, 실제 영화적 장면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영상 산업 전반에 큰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예술의 언어는 기술을 통해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 거대한 변화 속에서, ‘제로’의 등장은 인간과 AI가 함께 써 내려가는 새로운 서사의 시작점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입니다. 영화 ‘제로’는 오동하 감독이 대표로 있는 모자이크필름의 유튜브 채널 ‘채널 모자이크’를 통해 곧 공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