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직원 75%, 약 50만 개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이 물류 현장의 많은 직원을 로봇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이 물류창고에서 약 50만 명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에서만 약 120만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8년에 비해 세 배로 늘어난 규모입니다.

아마존의 자동화팀은 2027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인력 약 16만 명을 로봇으로 대신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품 하나를 포장하고 배송하는 데 드는 비용을 약 30센트(한화 약 430원) 절감할 수 있다고 해요. 아마존은 2033년까지 판매 상품을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유지하면서, 자동화를 통해 약 60만 명의 인력을 새로 뽑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로 물류센터 업무의 약 75%가 자동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건비는 줄지만, 배송은 빨라지겠죠. 이에 대해 아마존은 자동화 확대가 지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아마존이 내부 문서에서 ‘자동화’나 ‘AI’라는 단어 대신 ‘첨단 기술’ 또는 사람과 협력하는 로봇을 뜻하는 ‘코봇(cobo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2012년에 로봇 기업 키바(Kiva)를 7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자동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바 있습니다. 이 덕분에 창고 직원들이 물건을 옮기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아마존은 이번 보도에 대해 “문서 내용은 확정된 계획이 아니며, 회사의 전체 고용 전략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 문서는 내부 일부 조직의 시각을 담은 것일 뿐”이라며 “올해 연말 성수기에는 25만 명을 새로 고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들이 장기 고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미국 내 일자리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IT의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는 “아마존의 자동화가 성공하면, 미국 최대 고용주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자에서 일자리 파괴자로 바뀔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도 이를 따라 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최근 이탈리아 테크 위크 콘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I는 이미 현실입니다. 모든 산업을 바꿀 것입니다. 다만 그 속도는 업종마다 다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