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592억 매출! ‘스즈메의 문단속’ 꺾고 일본 애니 1위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CJ ENM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게 언제인가요? <F1>? <어쩔수가없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극장가의 풍경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관객 수는 줄었고, 때로는 아이돌 콘서트 실황이 상영되기도 하죠. 이제는 어떤 영화가 개봉 중인지조차 잘 모를 만큼, 극장은 우리의 일상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 조용한 극장가 속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인데요. 지난 주말(19일) 박스오피스 5위 안에 3편이 일본 애니메이션이었어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1위였고, <극장판 주술회전: 희옥·옥절>이 3위, 지난 8월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5위였습니다.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 소니 픽처스 제공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은 전 세계 누계 발행 부수 3,000만 부를 돌파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 ‘체인소 맨’의 인기 에피소드 레제편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지난 2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26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CJ ENM 제공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개봉 10주 차가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뜨겁습니다. 누적 관객 수 548만 명, 매출액 592억 원을 달성하며 매출액 기준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 <스즈메의 문단속>(573억 원)의 기록을 넘어섰어요. 관객 수 기준으로도 <스즈메의 문단속>(558만 명)과 2025년 전체 흥행 1위작인 <좀비딸>(563만 명)에 근접하고 있어, <귀멸의 칼날>이 올해 최종 1위를 차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왜 일본 애니메이션 인기가 높아졌을까?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 포스터, 메가박스중앙㈜ 제공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높아진 걸까요? 첫째, 화려한 액션과 빠른 전개, 높은 완성도 덕분입니다. 현실을 초월한 작화와 연출은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죠. 둘째, 코로나 팬데믹 이후 OTT 확산의 영향이 큽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한 신규 팬층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 자체가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마니아층의 전유물이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CJ ENM 제공

넷플릭스에 따르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며, 지난 5년간 시청 횟수는 3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애니메이션이 더 이상 ‘특정 세대의 취향’이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극장가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습니다. 과연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올해 최종 흥행 1위의 자리를 차지하며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요? 애니메이션이 주류 영화 시장을 뒤흔드는 이 변화의 흐름, 그 끝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