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앤더슨의 새 ‘로퍼 백’ 캠페인에 등장한 절제된 우아함의 아이콘 존 말코비치(John Malkovich).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이끄는 또 하나의 브랜드, JW 앤더슨이 ‘로퍼 백’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캠페인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얼굴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닌 미국 배우 존 말코비치가 낙점됐습니다.

이미지는 사진가 헤이키 카시(Heikki Kassi)의 앵글로 완성됐는데요. 그는 JW 앤더슨의 여러 시즌 캠페인은 물론, 로에베에서도 조나단 앤더슨과 긴밀하게 협업해 온 인물로 특유의 정제된 미장센과 은유적 시선으로 잘 알려져 있죠.

©JW ANDERSON

존 말코비치 단독으로 전개된 이번 캠페인에서는 올해 초 공개된 2026 리조트 컬렉션 룩이 함께 매치됐습니다. 비비드한 색감의 니트웨어와 블랙, 초콜릿 브라운, 피칸 등 어두운 톤의 로퍼 백이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말코비치의 무표정한 얼굴 위에 기묘한 긴장감을 더했죠. 특히 눈에 띄는 건 JW 앤더슨 특유의 ‘장인정신’이 패션을 넘어 오브제와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됐다는 점인데요. 최고급 원사로 짜인 니트웨어부터 일본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프리미엄 데님, 밀리터리 그린 스트라스로 장식된 첼시 부츠, 그리고 영국에서 수공으로 제작된 스틱 체어까지, 이번 캠페인은 하나의 가방을 중심으로 브랜드가 품고 있는 미학과 철학, 그리고 손끝의 정성을 우아하게 풀어냈습니다.

이번 캠페인의 중심에 자리한 로퍼 백은 지난해 6월 선보인 2025 S/S 컬렉션 런웨이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JW 앤더슨의 새로운 시그니처 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드러운 스웨이드와 매끈한 카프 가죽으로 이탈리아에서 정교하게 제작된 이 백은 그 이름처럼 로퍼 슈즈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는데요. 바닥은 로퍼의 솔(sole), 핸들은 웰트(welt)의 구조를 참조해 클래식 페니 로퍼를 고스란히 가방으로 옮긴 듯한 형태가 인상적입니다.

JW 앤더슨은 매 시즌 하나의 가방을 아이콘으로 내세우며 브랜드의 흐름을 만들어왔는데요. 2022년 범퍼 백(Bumper Bag), 2023년 코너 백(Corner Bag)에 이어 로퍼 백은 2024~25 시즌을 관통하는 키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JW ANDERSON

한편 존 말코비치는 패션과 깊은 접점을 맺어온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프라다와 아르마니의 남성 캠페인에 등장한 것은 물론, 배우로는 드물게 꼼 데 가르송 옴므 플러스의 런웨이에 직접 오르기도 했죠. 여기에 Mrs. Mudd라는 브랜드를 직접 설립해 컬렉션 디자인에 참여하는 등 그만의 감각을 꾸준히 확장해 왔습니다. 말코비치 특유의 기묘한 긴장감이 더해진 이번 캠페인은 현재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