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디자인과 예술의 심장부, 트리엔날레 밀라노 미술관(Triennale di Milano)이 또 한번 세계의 중심에 섭니다. 이듬해 2월 6일 개막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공식 본부이자, 세계 각국의 문화가 교차하는 문화 허브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인데요.

Photo by Carola Di Clemente, GDI Studio ©Triennale Milano
©Triennale Milano

밀라노 도심 한복판, 파르코 셈피오네 공원 인근에 자리한 트리엔날레 밀라노는 1933년 공식 출범 이후 이탈리아 디자인과 건축, 시각문화의 정수를 담아온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그리고 2026년, 밀라노가 올림픽 도시로 처음 주목받는 역사적인 순간에 이 미술관은 특별한 소명을 맡게 됐는데요. 자국 선수단의 베이스캠프이자 전 세계 관람객을 위한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면서 올림픽 기간 다채로운 테마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와 예술, 그리고 도시와 세계를 잇는 중심축이 될 예정이죠.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디자인계의 거장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와 트리엔날레 산하 ‘이탈리아 디자인 박물관(Museo del Design Italiano)’의 관장 마르코 삼미켈리(Marco Sammicheli)가 공동 큐레이션한 특별 전시입니다. <White Out: The Future of Winter Sport>라는 제목 아래, 다가올 시대의 겨울 스포츠가 기후 변화와 기술 발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할지를 디자인의 시선으로 조망하죠. 또한 2월 4일부터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탈리아 디자인의 흐름을 새롭게 조망한 상설 컬렉션을 재공개하며, 올림픽 기간 문화 프로그램의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합니다. 동시에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10인의 현대 아티스트가 제작한 2026 올림픽·패럴림픽 공식 포스터와 성화 또한 3월 15일까지 전시돼, 스포츠의 상징성과 문화적 감동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예정이죠.

트리엔날레 밀라노는 3년마다 열리는 국제 전시인 ‘트리엔날레 밀라노 국제전(Triennale Milano International Exhibition)’의 공식 개최지이자 국제박람회기구(BI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공인 전시 기관으로서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 디자인 담론을 이끄는 무대로 자리해 왔습니다. 2017~18년에는 릭 오웬스(Rick Owens)의 회고전 <Subhuman, Inhuman, Superhuman>과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의 회고전 <There Is a Planet> 등 패션과 디자인의 교차점에서 대규모 전시를 선보인 바 있죠.

또한 밀라노 중심부 자리한 트리엔날레 밀라노는 아르코 델라 파체와 스포르체스코 성 등 도시의 주요 상징들과 인접해 있어 지리적·상징적 측면 모두에서 문화적 허브로 손색없는데요. 트리엔날레 밀라노의 회장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는 “문화와 스포츠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 한 조각을 이야기하는 일”이라며 “교육과 발전,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활동, 성장과 혁신 등은 모두 이탈리아 DNA에 깊이 새겨진 요소들”이라고 전했습니다.

오는 2월 6일,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밀라노의 아르코 델라 파체와 동계 리조트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의 디보나 광장에서 성화 점화식과 함께 진행됩니다. 특히 이번 개막식에는 패션 거장 故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이 포함돼, 도시의 유산과 현대의 감각이 맞닿는 뜻깊은 순간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