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라 핀디코글루(Dilara Findikoglu)
흑백의 대비 속에서 펼쳐진 딜라라 핀디코글루의 2026 S/S 컬렉션 ‘Cage of Innocence(순수의 감옥)’. 란제리와 레이스 조각을 이어 만든 해체적 미니드레스, 마른 꽃이 흘러넘치는 백과 스타킹을 더한 시스루 슬립 드레스가 차례로 등장하며 쇼가 시작됐습니다. 그는 ‘순수’라는 상징을 전복하며, 여성에게 오랫동안 강요된 순결과 단정함의 틀을 재해석했는데요. 시그니처인 코르셋은 더욱 구조적으로 다듬어졌고, 레이어드를 통해 컬렉션에 한층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런웨이에 오른 나오미 캠벨이 코트를 무대 위로 던지며 쇼의 클라이맥스를 완성했죠.
젠더 주(Xander Zhou)
2007년 론칭한 중국 브랜드 젠더 주는 매 시즌 독창적이고 과감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2026 S/S 시즌, 한 단계 더 나아간 듯 합니다. 컬렉션 공개에 앞서 그는 SNS에 “이 사진들은 AI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라는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그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기술이 이미지의 현실감을 가뿐히 넘어서는 시대 속에서 우리의 인식 한계와 패션의 경계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셔츠의 플래킷은 여러 갈래로 복제되고, 재킷의 라펠이 과장되었으며, 소매와 팬츠 라인 역시 다층적으로 왜곡됐습니다. 이는 화면이 멈추고 커서가 무한 복제되는 디지털 글리치를 표현한 것이죠. 실험적인 조각 작품처럼 낯설고도 기묘하지만, 매혹적인 젠더 주의 2026 S/S 컬렉션을 감상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