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트리트 패션계의 대부’로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가 국내 음악 레이블 BANA에 합류했습니다.


후지와라 히로시의 BANA 합류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fujiwarahiroshi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전성기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의 설립자이자, ‘일본 스트리트 패션계의 대부’로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Fujiwara Hiroshi)입니다. 후지와라 히로시는 하라주쿠 뒷골목에서 부흥했던 스트리트 패션의 전성기, 일명 ‘우라하라(Ura-Hara)’ 시대를 꽃피운 주역인데요.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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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에게는 패션 디렉터라는 타이틀뿐만 아니라, DJ, 프로듀서라는 뮤지션의 태그가 늘 따라오곤 하죠. 패션보다 음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그가 최근 빈지노, 250, 크리스탈, 김심야, 프랭크 등 뮤지션들이 소속된 국내 음악 레이블 비스츠앤네이티브스(Beasts and Natives, 이하 BANA)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후지와라 히로시의 뿌리와도 같은 음악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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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히로시의 시작을 안다면, 그가 패션이 아닌 음악과 관련된 소식을 전한 것이 그리 놀라운 행보는 아닐 테죠. 더 클래시(The Clash),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더 잼(The Jam) 등 펑크 록의 음악과 저항 정신에 심취했던 1980년대 초반, 펑크 록의 중심지였던 런던으로 건너간 그는 현지의 음악과 문화적 에너지를 직접 체감했죠.

이후 뉴욕에서는 힙합 음악이 가진 자유로운 문화의 매력에 매료되었죠. 이 시기는 그의 음악과 패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시기인데요. 당시 스투시(Stussy)의 창립자인 숀 스투시(Shaun Stussy)와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일본에 스투시를 소개하며 스트리트 패션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일본 힙합 문화의 토대를 마련한 장본인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fujiwarahiroshi

일본으로 돌아온 후지와라 히로시는 ‘DJ Hiroshi’라는 이름으로 힙합 DJ로 음악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타이니 팽크스 오거나이제이션(Tiny Panx Organization)이라는 그룹을 결성해 활동했고, 1988년에는 일본 최초의 힙합 크리에이티브 레이블인 메이저 포스(Major Force)를 설립했었죠. 힙합 문화가 대중적이지 않았던 1980년대 중반의 일본에 힙합 음악과 문화를 확산시키면서 우라하라 시대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솔로 앨범부터 프로젝트 뮤직까지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fujiwarahiroshi, 준 타카하시와 후지와라 히로시

1980년대 후반에 굿 이너프(Good Enough)를 설립한 후지와라 히로시는 1990년대에 이르면서부터 일본 스트리트 패션계의 태동기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했습니다. 현재 프라그먼트 디자인의 전신인 일렉트릭 코티지(Electric Cottage)를 전개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니고(NIGO), 준 타카하시(Jun Takahashi), 타키자와 신스케(Takizawa Shinsuke), 니시야마 테츠(Nishiyama Tetsu) 등 훗날 일본 스트리트 패션을 대표하게 되는 인물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는데요. 베이프(Bape), 언더커버(Undercover), 네이버후드(Neighorhood), 더블탭스(Wtaps) 등 일본을 상징하고 있는 브랜드의 시작에는 모두 후지와라 히로시의 존재가 있었죠.

이처럼 패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후지와라 히로시는 1997년에 첫 솔로 앨범인 <Nothing Much Better to Do>를 발매하면서 뮤지션으로서의 자아를 다시금 드러냈습니다. 어쿠스틱 팝과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실험적인 구성과 로파이 사운드의 해당 앨범은 아직까지도 그의 음악 세계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손꼽힙니다. 이후에도 아날로그와 디지털 요소의 조화가 돋보이는 앨범을 발표했고, 2000년대 넘어서는 뮤직 큐레이션이나 브랜드 프로젝트 프로듀싱으로 ‘뮤지션’ 후지와라 히로시의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한국 뮤지션들과의 접점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fujiwarahiroshi
후지와라 히로시 bana 합류, 음악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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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히로시는 국내 뮤지션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해왔는데요. 자신의 브랜드인 프라그먼트 디자인과 협업해 빅뱅의 태양, 혁오의 머천다이즈나 뉴진스의 협업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는 등 국내 음악과 패션의 경계를 넘나들었습니다. 이외에도 BANA 소속의 빈지노와 250, 뉴진스의 디렉터였던 민희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었죠. 


히로시의 K팝 사랑

또한, 인스타그램에 뉴진스의 ‘Super Shy’, ‘Supernatural’에 재즈와 소울풍의 사운드를 가미한 리믹스를 공개하면서 뉴진스를 비롯한 K팝 장르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뉴진스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250, 프랭크, 그리고 작사가로 참여했던 빈지노와 김심야가 모두 BANA 소속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후지와라 히로시의 BANA행은 놀라운 소식은 아니었죠. 

후지와라 히로시는 BANA 합류 소식과 함께 사운드 클라우드에 자신의 데모곡 ‘kotoba’를 공개했습니다. 빈지노, XXX, 크리스탈의 행보로 미루어 보았을 때 사운드 클라우드에 데모곡을 공개하는 것은 BANA의 독특한 행보 중 하나인데요. 앞으로 BANA와 함께할 그의 음악 세계를 기대하게 만드는 첫 신호탄이라 할 수 있죠. 

BANA와 손을 잡은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제부터 새롭게 펼쳐낼 음악을 주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