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ERFORATION & HANDSTITCHED 토즈 쇼장에 들어서자 망치질의 규칙적인 울림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여러 명의 장인이 가죽 위에 구멍을 내고,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스티치를 이어갔다. 곧 시작된 쇼에서는 스티치 디테일을 더한 재킷, 펀칭으로 장식한 T 타임리스 백과 고미노 슈즈가 등장하며 브랜드가 이어온 장인정신 이야기에 한층 힘을 실었다.

2 DEMNA’S RED COAT 드디어 공개된 뎀나의 구찌. 그는 단편영화 <더 타이거(The Tiger)>를 통해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극 중 시선을 사로잡은 건 데미 무어가 입고 등장한 레드 코트. 뎀나에게 레드 코트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처음 패션과 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기억의 상징이다. ‘첫’이라는 단어에 꼭 맞는 퍼즐 조각처럼 뎀나는 바로 그 코트로 구찌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3 A NEW BREEZE BLOWS 로로피아나에도 새로운 바람은 분다. ‘색채와 질감의 여정’이라는 주제에서 알 수 있듯 기존 컬렉션에서 볼 수 없던 화사한 컬러로 여름을 정의했다.

4 FAREWELL, GIORGIO ARMANI 일정 막바지에 브레라 미술관을 찾았다. 얼마 전 타계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그 나라를 상징하는 브랜드의 반세기 여정을 되짚어보는 순간이라니! 생경하면서도 뭉클한 감정이 밀려왔다.

5 FASHION LOVES RIVIERA 패션위크 일정이 끝나자마자 향한 곳은 이탈리아 북서부 5개의 해안 마을로 이루어진 친퀘테레였다. 오랜 시간 패션 하우스들에게 사랑받아온 리비에라 지역. 언젠가 꼭 가보고 싶던 꿈을 이룬 것이다. 작열하는 태양부터 절벽을 따라 빼곡하게 붙어 있는 건물들, 에메랄드빛 지중해 위를 유영하는 작은 배까지. 수많은 리조트 컬렉션에서 보았던 컬러 팔레트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졌다.

6 INTRECCIATO NEWSPAPER 보테가 베네타 리시(resee) 현장에서 발견한 신문 한 부. 자세히 보니 브랜드의 상징인 위빙 기법을 적용한 종이였다. 인트레치아토 탄생 50주년을 맞아 ‘베네타’ 백의 귀환을 알리는 방식으로 꽤 절묘하지 않은가!

7 RETURN TO JIL SANDER 런웨이에서 1번 룩이 갖는 힘은 크다. 질샌더 쇼의 문을 연 이는 기네비어 반 시누스로, 1990년대 브랜드 캠페인에 등장하며 질샌더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을 정립하는 데 일조한 바로 그 모델이다. 아카이브를 대하는 시모네 벨로티의 고민과 세심한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