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말했습니다. “‘아바타’에 AI 1초도 안 썼다. 배우는 대체될 수 없다”

이번에도 1천만 관객 넘을까?
“‘아바타: 불과 재’는 독창적인 세계로 관객을 초대하는 동시에, 마음에 관한 아주 인간적인 이야기를 건네는 작품입니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아바타: 불과 재’의 개봉을 앞두고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환상적인 이미지 위에 휴머니즘을 겹겹이 쌓아 올린 영화라고도 소개했어요.
‘아바타: 불과 재’는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첫째 아들 네테이암의 죽음 이후, 깊은 슬픔에 잠긴 설리 가족 앞에 ‘바랑’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면서 시작합니다.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위기 속에서, 이들은 상실의 고통과 새로운 위협을 동시에 마주합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만 무려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죠.
캐머런 감독은 기술적인 진보가 자신의 상상과 대본 속 장면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합니다. 판도라는 이제 어떤 이야기든 담아낼 수 있는 크고 깊은 캔버스가 되었고, 그 안에서 다양한 감정과 서사가 살아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재의 부족
그가 이번 작품에서 선택한 중심 주제는 ‘가족’입니다. 다섯 아이의 아버지이자, 어린 시절 대가족 속에서 성장한 그는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판도라라는 세계로 옮겨오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거대한 전쟁 서사 속에서도 결국 가족의 감정과 관계에 집중합니다. 이야기는 전편 ‘아바타: 물의 길’에서 네테이암의 죽음으로 끝난 이후를 이어갑니다. 설리 가족은 깊은 상실과 고통을 견뎌내는 동시에, 새로운 적인 재의 부족의 공격에 맞서야 합니다. 외부의 위협뿐 아니라, 가족 내부에서 흔들리는 감정과 갈등 역시 중요한 서사로 그려집니다.
캐머런 감독은 설리 가족이 네테이암을 잃은 충격과 슬픔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물리적인 충돌과 함께 감정적인 충돌이 동시에 일어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많은 관객이 이번 작품을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감정적인 영화로 꼽고 있으며, 그것이 제작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재의 부족은 공포정치를 펼치는 여성 지도자 바랑이 이끄는 집단입니다. 원래는 설리 가족처럼 숲에서 살아가던 부족이었지만, 불길에 삶의 터전을 잃은 뒤 약탈을 생존의 방식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캐머런 감독은 재의 부족을 증오와 폭력, 혼돈과 트라우마의 결과로 탄생한 존재라고 설명합니다. 고향이 파괴된 경험에서 비롯된 무력감과 고통이 공격적인 성향으로 표출된 부족을 그렸다고 해요.
이들의 강렬한 이미지는 2012년 캐머런 감독이 내셔널지오그래픽 팀과 함께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을 당시 경험에서 착안했다고 하는데요. 화산 폭발로 초토화돼 재에 잠긴 마을의 풍경이 강하게 남아 있었고, 숲의 부족이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살아간다면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했다고 하네요.
‘아바타: 불과 재’에서는 상공을 누비는 바람 상인 부족처럼 이전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나비족 문화도 등장합니다. 캐머런 감독은 판도라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방대한 세계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관객이 그 거대한 세계의 한가운데 잠시 들어가, 찰나의 순간을 엿보는 듯한 경험을 하길 바랐다는 설명입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캐머런 감독의 생각
캐머런 감독은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단언하며, ‘아바타’ 시리즈에는 단 1초도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합니다.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는 그럴듯해 보일 수는 있지만, 배우가 직접 해석하고 표현하는 캐릭터의 섬세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아바타’ 시리즈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 배우의 연기에 기반한 기술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구체적인 감정 표현과 디테일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도 분명하죠. 다만 제작비 절감을 위한 도구로서의 AI 활용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영화 ‘아바타: 불과 재’는 오는 17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