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경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말라가의 밤>이 출간되었다.
숨을 고르는 밤

생을 등진 이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일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힘겹다. 조수경 작가의 새 장편소설 <말라가의 밤>은 곡진한 시선으로 그 고통을 헤아리고 조심스럽게 어루만진다. 아버지의 자살에 이어 남은 가족까지 모두 떠나보낸 주인공 ‘형우’는 엄마와 동생의 10주기에 절벽에서 몸을 던진다.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그가 도착한 곳은 스페인의 해변, ‘말라가’다. 그곳에서 형우는 찬란했지만 끝내 후회로 남은 삶의 순간들을 돌아보고, 아홉 살, 열아홉 살, 스물아홉 살의 자신을 차례로 마주한다. 과거의 자신을 끌어안는 이 여정은 상처를 외면하지 않는 일이야말로 살아가기 위한 용기이자 치유의 시작임을 일깨운다. 남겨진 이가 다시 숨을 고르기까지의 시간을 담은 이야기는 오래도록 뭉근한 여운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