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과 마음을 추구하는 데에는 정해진 규정도, 완벽한 법칙도 없다. 새해를 맞아 뚜렷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지켜가는 이들에게 물었다. 7인의 인물이 하루를 돌아보며 실천하는 나만의 웰니스.

이제니

시인

WHAT IS WELLNESS 내가 생각하는 웰니스는 매 순간 자기 자신으로 단단하게 서 있는 상태와 관련된 것이다. 또한 웰니스는 혼자만으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타인과 연결되어 있고 공동체 속에서 연대할 수 있는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현대적 웰니스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웰니스는 과잉과 과속의 시대에 절제의 리듬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의 생활 리듬을 규칙적으로 유지하고, 지나치지 않게 먹고, 과도하게 소모적으로 몸과 마음을 쓰지 않는 삶. 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금은 수도승처럼 살아가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MOTIVATION 10여 년 전 큰 사고를 겪고 꽤 오랫동안 병원 생활과 재활 과정을 거친 적이 있다. 그 시간을 통해서 몸과 마음이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깊이 체감하게 됐다. 신체의 균형이 무너지면 정신도 함께 흔들리고, 마음이 지쳐 있을 때는 신체의 회복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몸과 마음으로 겪으면서 이 둘을 동시에 잘 보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EAT & DRINK 주기적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기분으로 브로콜리, 양배추 등 십자화과 채소와 블루베리, 아보카도 등 과일을 넣은 그린 스무디를 만들어 먹는다. 다만 특정한 슈퍼푸드나 식단을 고집하기보다는 그 계절에 맞는 음식을 집에서 요리해 먹으려 한다. 거제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자연에서 나는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기도 하고. 손으로 직접 음식 재료를 손질하고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소소한 즐거움이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의식이 되어주기도 한다. 또한 무엇을 먹느냐보다는 무엇을 먹지 않느냐를 좀 더 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DAY ROUTINE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루틴은 삶 속에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깨어 있음의 연습을 이어가는 것이다. 명상을 오래 해왔지만, 명상을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자세로 행하는 것이라 한정하지는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내 호흡은 어떤지, 생각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것 자체가 이미 명상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리고 잠들기 전 최소 20분 정도는 깊은 호흡과 함께 명상을 한다. 그 시간은 하루의 시작과 끝에서 온전히 나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시간이자 자신을 벗어나는 순간이기도 한. 읽고 쓰는 일 역시 내 삶의 중요한 웰니스 루틴이라 할 수 있다. 읽는 일은 타인의 사유와 연결되는 연대의 경험이며, 글쓰기는 자신과 정직하게 마주하는 시간이다.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룰 때 마음이 과도하게 소모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돈되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

WORKOUT 운동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움직임들을 생활 속에서 지속하려는 편이다. 매일 한 시간 정도는 걷기를 실천하려 한다. 약속 장소까지 걸어가거나 업무를 보러 나갈 때 한 시간 정도 더 일찍 나가서 걷는 시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몸과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유지하려고 한다.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호흡에 집중하게 되는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올바른 호흡이야말로 모든 신체 활동의 기초이자 가장 본질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깊고 느린 호흡은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생각의 속도 역시 늦춰준다. 운이 좋으면 글을 써나가는 동안에 문득 잘 풀리지 않던 생각과 문장의 길을 드넓게 확장해주기도 하고.

NEW YEAR CHALLENGE 새해를 맞아 무언가를 새롭게 더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이어온 몸과 마음을 돌보는 나만의 방식을 잘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다만 지금보다 더 많이 자연과 연결되는 감각을 경험하고 실천할 생각이다. 새해에는 틈틈이 거제도 곳곳을 도보 여행하며, 자연 속에서 걷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웰니스적 실천으로 삼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