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패션 위크 핫이슈 총정리.


2026년 패션 캘린더의 첫 페이지는 1월 13일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됩니다. 이를 기점으로 향후 1년간 글로벌 트렌드의 나침반이 될 대장정의 막이 오르는 셈입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익숙했던 빅 하우스들의 부재와 전설적인 이름들의 극적인 귀환이 교차하며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거장들의 이동부터 지속 가능성을 향한 엄격한 규율까지. 올해 전반기 패션 위크를 관통하는 핵심 변화와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봅니다.
피티 워모로 여는 맨즈 패션 위크의 서막
1월 13일 ~ 1월 16일






남성복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가 쏘아 올립니다. 이번 시즌 게스트 디자이너로 참여한 헤드 메이너(Hed Mayner)는 피렌체의 유서 깊은 공간을 배경으로 특별한 런웨이를 선보이며, 브랜드 특유의 독창적인 볼륨감과 미니멀리즘의 정수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해체주의적 미학을 위트 있게 풀어내는 쇼시 오츠키(Soshi Otsuki) 또한 게스트 디자이너로 참여해 전 세계 패션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밀라노로 재집결한 클래식의 귀환
1월 16일 ~ 1월 20일
피렌체의 열기는 고스란히 밀라노로 이어집니다. 이번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는 눈에 띄는 복귀 라인업으로 가득합니다. 지난 시즌 두바이에서 2026 서머 컬렉션을 선보였던 제냐(Zegna)가 밀라노 캘린더의 오프닝 슬롯을 꿰차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고,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디스퀘어드2(Dsquared2) 역시 다시 런웨이에 이름을 올리며 특유의 에너지를 더합니다.


특히 전 세계 패션계의 이목은 랄프 로렌(Ralph Lauren)에게 쏠려 있습니다. 2002년 밀라노에서 유럽 런웨이 데뷔를 치렀던 그가 약 20여 년 만에 다시 밀라노 남성복 런웨이로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시즌의 무게감은 남다릅니다.
이번 밀란 남성 컬렉션은 오프라인 런웨이 18개와 디지털 패션쇼 7개를 포함해 총 76개의 이벤트로 구성했습니다. 도시 전체가 남성복 콘텐츠로 거대한 성벽을 쌓아 올리는 듯한 압도적인 규모감을 보여줄 듯 합니다.
작별과 재편이 교차하는 파리 맨즈 패션위크
1월 20일 ~ 1월 25일

한층 풍성해진 파리 패션위크는 35개의 쇼와 32개의 프레젠테이션으로 공식 캘린더를 꽉 채웠습니다. 이번 시즌 파리의 가장 큰 변화는 로에베의 전략적 부재입니다. 로에베는 효율적인 컬렉션 공개를 위해 3월 파리 여성복 주간에 남녀 통합(Co-ed) 포맷으로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잭 매컬로(Jack McCollough)와 라자로 헤르난데스(Lazaro Hernandez)의 첫 남성 컬렉션을 공개하고, 이어지는 6월에 다시 별도의 남성 쇼를 열기로 했습니다. 또한, 에르메스 맨즈웨어의 전설인 베로니크 니샤니앙(Véronique Nichanian)이 이번 1월 24일 쇼를 끝으로 아름다운 작별을 고합니다. 그 뒤를 이어 에르메스의 새로운 수장이 된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Grace Wales Bonner)는 새로운 임무에 집중하기 위해 본인의 브랜드인 웨일즈 보너 쇼를 스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녀의 에르메스 첫 데뷔는 2027년 1월에 만날 수 있습니다.


한편, 폴 스미스(Paul Smith)가 밀라노로 무대를 옮긴 빈자리에는 잔느 프리오(Jeanne Friot)와 이탈리아의 신성 마리아노(Magliano)가 합류해 파리의 실험적 정신을 이어갑니다. 자크뮈스(JACQUEMUS)는 주간의 말미를 피날레로 장식하며 바로 다음 날 열리는 오트 쿠튀르 주간으로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계획입니다.
새로운 얼굴들이 주도하는 오트 쿠튀르의 향연
1월 26일 ~ 1월 29일



상반기 패션 업계의 꽃이라 불리는 오트 쿠튀르 위크는 빅하우스들의 수장 교체로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디올(Dior)의 새로운 지휘봉을 잡은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지난 12월 SNS를 통해 기대감을 자극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또한 뉴욕에서 샤넬(Chanel)의 새로운 챕터를 열었던 마티유 블라지(Matthieu Blazy)가 선보일 쿠튀르 쇼 역시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반면, 이번 시즌은 재정비를 위해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펜디(Fendi) 등이 쇼를 스킵하기로 결정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뉴욕과 런던, 지속 가능성을 향한 엄격한 가이드
2월 12일 ~ 2월 23일
2월에 열리는 뉴욕과 런던 패션위크는 올해부터 환경과 윤리에 대한 더욱 명확한 지침을 제시합니다. 미국 패션디자이너 협회인 CFDA는 다가오는 9월 뉴욕 패션위크부터 동물 모피 사용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상반기 쇼는 퍼 프리(Fur-Free) 시대를 맞이하는 브랜드들의 새로운 소재 전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이어지는 런던 패션위크는 더욱 철저합니다. 신진 디자이너 후원 프로그램인 뉴젠(NEWGEN)은 지원 단계에서부터 18개의 지속 가능성 최소 기준 문항을 통과해야 함을 강조하며, 패션의 지속 가능성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천의 영역임을 공고히 합니다.
여성 컬렉션의 격변과 스타 디자이너의 행보
2월 24일 ~ 3월 10일

여성 컬렉션 주간 또한 메가톤급 소식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Maria Grazia Chiuri)가 펜디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인 CCO로 합류한 뒤 선보이는 첫 컬렉션이 2월 밀라노에서 공개됩니다. 파리 역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안토냉 트롱(Antonin Tron)이 지휘봉을 잡은 발망(Balmain)이 3월, 데뷔 쇼를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그간 화려한 셀러브리티 중심의 ‘글램 무드’를 이어온 발망이 실루엣과 소재의 본질에 집중하는 안토냉 트롱의 언어를 통해 어떻게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가 이번 시즌 가장 핵심적인 관전 포인트.


하지만 패션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화두는 단연 구찌(Gucci)의 행보입니다. 2025년 7월 아티스틱 디렉터로 합류한 뎀나 바질리아(Demna Gvasalia)는 그간 정식 런웨이 대신 이미지 캠페인과 실험적인 이벤트로 브랜드의 단면만을 슬쩍 내비쳤습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하나로 모입니다.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온 그가 과연 언제, 어느 도시의 문법으로 전통적인 런웨이 데뷔를 치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가 선택할 도시와 타이밍은 그 자체로 구찌의 새로운 정체성을 설명하는 강렬한 첫 문장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