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ANNIVERSARY! 2026년, 시간의 이정표 위에 특별한 숫자를 새기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단순히 오래 살아남은 것을 넘어서 고유의 미학으로 시대를 정의해 온 이들의 주빌리(Jubilee)를 축하하며, 올해의 주인공이 된 아이코닉한 이름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50th
패션의 규칙을 뒤집은 악동, 장 폴 고티에


1976년, 장 폴 고티에는 첫 컬렉션을 통해 패션계의 고착된 규칙을 유쾌하고도 도발적으로 뒤집기 시작했습니다. 코르셋을 겉옷으로 끌어내고 젠더 코드를 대담하게 해체한 그의 언어는 단순한 파격을 넘어 시대의 미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장 폴 고티에는 2020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은퇴했고 이후 하우스는 매 시즌 게스트 디자이너를 초청하며 아카이브의 외연을 넓혀왔습니다. 그리고 탄생 50주년을 앞둔 2025년 4월, 듀란 랭틴크(Duran Lantink)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하며 게스트 체제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2026년은 새로운 수장과 함께 고티에의 유산이 다음 50년을 향해 다시 한번 뜨겁게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60th
이탈리아 비첸차의 작은 공방에서 일군 장인 정신, 보테가 베네타


보테가 베네타의 출발점은 1966년 이탈리아 비첸차의 작은 공방입니다. 화려한 로고의 과시 대신 가죽의 섬세한 결, 인트레치아토 기법이 만드는 절묘한 엮음의 리듬 그리고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밀도만으로 메종의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해 왔습니다. 이렇게 축적한 기술과 미학은 이름을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고유한 스타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트렌드를 주도하는 패션 하우스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설립 60주년을 맞는 2026년, 메종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루이스 트로터(Louise Trotter)의 진두지휘 아래 절제된 힘과 선명한 아이덴티티를 투영하며, 시대의 변화를 관통하는 또 한 번의 우아한 도약을 이어갑니다.
70th
쟌 슐럼버제의 찬란한 합류, 티파니


1956년,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가 티파니에 합류하며 메종의 하이 주얼리 서사는 한층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예술의 세계로 확장되었습니다. 자연의 생동감을 역동적인 조각적 미학으로 다듬어낸 모티프, 강렬한 유색 보석과 에나멜이 빚어내는 찬연한 조화는 ‘슐럼버제’라는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
80th
하우스 설립과 우아함의 재건, 디올


크리스찬 디올은 1946년 12월, 전후의 공기가 채 가시지 않은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에 자신의 하우스를 열었습니다. 이듬해인 1947년 2월, 그는 첫 컬렉션에서 ‘뉴 룩’이라 불리는 파격적인 실루엣을 선보입니다. 전쟁기 유니폼의 흔적을 지운 잘록한 허리 라인과 풍성한 스커트 볼륨은 당시 여성복의 기준을 단숨에 바꿨고, 프랑스 쿠튀르의 부활을 알렸죠.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는 디올은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이 하우스의 고전적 아카이브를 새롭게 정의하며 브랜드의 다음 장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90th
빛을 조각하는 주얼러의 탄생, 프레드


‘선샤인 주얼러’라 불리는 프레드는 1936년 파리에서 출발했습니다.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Fred Samuel)은 아르헨티나에서 보낸 유년기의 강렬한 빛을 영감으로 삼아, 컬러 스톤과 진주, 골드가 만들어내는 색채의 리듬을 메종의 시그니처로 다져 왔습니다. 프랑스 리비에라와 지중해의 햇빛을 떠올리게 하는 밝고 경쾌한 무드는 프레드 미학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았고, 2026년은 그 감각을 90년간 축적해 온 시간을 조명하는 해입니다.
100th
세계 최초의 방수 손목시계 탄생, 롤렉스


1926년 롤렉스는 세계 최초의 방수·방진 손목시계인 ‘오이스터(Oyster)’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베젤과 케이스백, 크라운을 나사식(스크류-다운)으로 돌려 잠가 케이스를 밀폐하는 구조를 고안했죠. 이 방식은 무브먼트를 물과 먼지 같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혁신적인 해법이었습니다. 이전에도 방수를 향한 시도는 존재했으나, 오이스터는 이를 일상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며 손목시계의 성능과 신뢰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정립했습니다. 오이스터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26년은 롤렉스가 기술로 쌓아 올린 신뢰의 역사를 다시금 조명하는 해입니다.
110th
코코 샤넬의 손끝에서 재탄생한 저지 룩, 샤넬 저지 룩


2026년은 소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의 일상에 새로운 정의를 내린 저지 스타일의 탄생 1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가브리엘 샤넬은 1916년, 당시 남성용 속옷이나 작업복에 주로 쓰이던 저지(Jersey) 소재를 하이 패션에 도입하며 복식사의 흐름을 바꿨죠. 몸을 구속하던 코르셋에서 벗어나 저지를 선택한 이 혁신은 오늘날까지 여성들에게 활동의 자유와 현대적인 우아함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습니다.
120th
방돔 광장 22번지, 메종의 위대한 서막,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의 서사는 1895년 보석 세공사의 아들 알프레드 반 클리프와 보석상의 딸 에스텔 아펠의 결혼이라는 낭만적인 결합에서 출발합니다. 두 가문의 성(姓)과 전문성을 결합해 탄생한 메종은 1906년, 파리 하이 주얼리의 중심지인 방돔 광장 22번지에 첫 부티크를 열며 역사적인 서막을 올렸습니다. 이후 메종은 주얼리 역사에 이정표를 남긴 혁신적인 컬렉션들을 통해 세계적인 주얼리 하우스로 성장했습니다. 1933년 특허를 획득한 고도의 기술인 ‘미스터리 세팅(Mystery Set™)’부터 지퍼를 정교한 주얼리로 승화시킨 ‘지프(Zip) 네크리스’, 그리고 메종의 상징이 된 ‘알함브라(Alhambra)’ 컬렉션까지. 이들은 시적 상상력과 정밀한 기술력이 결합한 반클리프 아펠만의 독보적인 아카이브로 자리 잡았습니다. 방돔 광장에서 시작된 고귀한 예술성과 장인 정신이 120년이 흐른 오늘날까지 어떻게 메종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는지, 그 깊은 뿌리를 다시금 확인해 볼 시점입니다.
130th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콘의 진화, 루이 비통 모노그램


1896년, 창립자의 아들 조르주 비통은 아버지의 이름 앞글자와 꽃과 별 모티프를 조합한 ‘모노그램 캔버스’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모조품을 막기 위해 고안한 이 영리한 패턴은 트렁크에서 시작해 백, 슈즈, RTW로 영역을 넓히며 루이 비통이라는 하우스를 단숨에 알아보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심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메종은 이 위대한 유산을 과거의 영광 안에 가두어 두지 않았습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손길로 선명한 멀티컬러를 입거나 야요이 쿠사마의 무한한 도트 속으로 뛰어드는 등, 모노그램은 당대의 예술적 영감과 호흡하며 스스로를 끊임없이 재발명해 왔습니다. 130년이 흐른 오늘, 모노그램은 오랜 유산을 넘어 하우스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역동적인 상징으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