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긴 여전히 어렵다. 다만 하나는 분명하다. 사랑의 형태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그 모습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 혈기 왕성하던 시절엔 사랑을 곧 성애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가 온전해지는 순간에 이 감정을 또렷하게 느낀다. 그리고 그 순간은 늘 수면과 맞닿아 있다. 유난히 잠이 많은 편이지만 한때는 “잠은 죽어서 실컷 자는 것”이라는 말 속에서 살아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다시 힘을 얻었고 나 역시 잠을 사랑해도 되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나에게 잠은 회복이기 이전에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허락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을 조금 더 깊게 만드는 리추얼이 있는데 바로 잠자리에 향을 더하는 것이다. 러쉬 슬리피 보디 스프레이의 라벤더 향은 하루 동안 움켜쥐고 있던 긴장을 풀어준다. 지난달, 한 선배의 화보 전문에 인용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속 문장이 유독 오래 남았다. ‘수면 욕구는 사랑의 증거다.’ 매일 밤 가장 나 다운 상태로 스스로와 사랑에 빠지는 일. 오늘도 보랏빛 라벤더 향과 함께 기꺼이 눈을 감는다.
<마리끌레르> 뷰티 에디터 현정환




